​전기차 1만대 시대 ‘허와 실’…보조금 위주 정책 보완 절실

2017-07-02 14:48
친환경차 붐 조성 견인…단기간 시장 안착 긍정적
전기화물차 등 파생효과 한계…다양한 분야 활용도 높여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전기자동차 보급 1만대 시대가 열리며 보조금체계 개편 등 정책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전기화물차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 중이다. 현재 전기화물차는 정식 화물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제작사에서 판로가 불분명해 투자를 늦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물류업체와 대형 유통매장은 업무차량으로 전기화물차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가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기차는 온실가스 저감, 인프라 확대 등이 이뤄지며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주행거리도 일반 승용차와 비슷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소음은 휘발유차보다 적다.

순기능에 힘입어 전기차는 지난해 말 기준, 1만855대에 이르렀다. 제주도가 5629대로 가장 많고, 서울에서도 1498대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2010년 66대였던 전기차가 불과 6년 새 160배로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전기차 정책은 보조금 지원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전기차 붐 조성 차원에서 수립된 보조금 위주 정책이 진화하지 않으면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구매보조금 개선 ▲보조금 규모 지속가능 여부 구체화 ▲사업효율성 검증체계 구축 등 향후 전기차 정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전기차 보급사업은 전기자동차 구매를 희망하는 구매자에게 예산 범위 내에서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이렇다보니, 고소득자가 세컨드 자동차 용도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금 지급의 지속가능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무작정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해 미국 테슬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보조금 지급에 매몰돼 성장정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보조금 특수가 끝나버리면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 매력이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해결방안으로 전기화물차 개발 및 보급 확대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전기화물차 제작 시도가 지난해부터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10월 1회 충전으로 250㎞를 주행하는 1t 전기화물차를 2019년부터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주요 물류업체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도 업무차량에 전기화물차 활용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기화물차는 현재 정식 화물면허를 취득하기 어렵다. 2004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됨에 따라 화물차에 대한 수급조절제도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해 8월 환경친화적 화물차에 대해 별도의 신규허가를 가능하게 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준영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은 “전기차 정책은 효율성 있는 사업용 전기화물차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전기화물차 관련 법률 개정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