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자신만의 성장 속도가 있습니다"

2017-07-04 06:00
덴마크 신문기자 마쿠스 번슨·북유럽문화원 공동대표 이정민, '휘게 육아' 출간

이정민 북유럽문화원 대표(왼쪽)와 마쿠스 번슨 '비켄다비젠' 한국 특파원 [사진=에이엠스토리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덴마크 신문기자와 한국의 워킹맘이 '북유럽식 육아' 책을 함께 펴냈다.

북유럽 최대 신문사인 '비켄다비젠'의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쿠스 번슨은 지난 2014년 온 가족이 서울로 이주한 뒤 '교육'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동안 '코펜하겐 북쪽의 부유한 동네'(공저), '덴마크의 정치 및 비즈니스 엘리트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공저) 등 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분야에서 저술 활동을 해온 그였지만, 한국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과 북유럽 국가들 간 교육·육아 방식의 차이였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북유럽문화원 공동대표인 이정민 작가는 20여년간 덴마크 대사관 상무관, EU 상공회의소 이사, 북유럽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마케터 등을 거치며 글로벌 스타트업과 기업의 해외시장 진입 컨설팅을 주로 해왔다. 이 작가는 '오픈 샌드위치: 북유럽식 행복 레시피'와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시간'을 통해 북유럽 교육과 문화를 우리나라에 전파하는 데 공을 들이기도 했다.

삶의 궤적이 다른 듯 같은 이 두 사람은 최근 자녀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북유럽 국가의 아빠 '스칸디대디(Scandi Daddy)'의 육아법을 다룬 책 '휘게(hygge) 육아: 스칸디대디의 사계절'(에이엠스토리)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연히 한국에서 세 아이를 키우게 된 덴마크의 스칸디대디와 한국의 치열한 교육시장에서 두 아이를 북유럽 정서로 키우고 있는 한국의 워킹맘이 함께 집필한 공저 육아서로, 한국의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를 행복하게 성장시키기 위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한다. 여느 외국식 육아 관련 책들과 다른 점은 저자들 모두 한국과 덴마크 두 나라의 문화와 육아를 경험한 바 있어, 실전으로 다져진 '진짜 휘게 육아'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책은 번슨의 육아 일상을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 색채에 맞게 구분해 담았으며,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해 어둡고 습한 날씨 탓에 기본적으로 우울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덴마크가 어떻게 행복한 아이들을 키워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휘게 육아' 노하우 등을 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실제 이러한 육아법으로 성장했다는 번슨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자연, 타인과 긍정적 관계 맺기,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 등이 휘게 육아의 핵심"이라며 "특히 취학 전 아이들에게는 사회의 요구사항이나 부모의 바람을 강요하는 대신 자유 놀이를 즐기도록 환경조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 스스로 놀이 규칙을 정하며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나가야 타인을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작가는 "글로벌 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덴마크 사람들 대부분은 건강한 자존감에 기반한 균형 잡힌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특성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 받고 지지 받았던 휘게 육아 경험이 일군 결과"라고 평했다. 그가 밝히는 북유럽과 한국의 차이점, '휘게'와 '정(情)'의 공유 지점, 두 문화의 육아법을 접목시킨 노하우 등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덴마크의 '행복 육아법'을 비롯해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북유럽 놀이', 아이와 함께 만들 수 있는 '북유럽 요리' 등 북유럽 육아생활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제시하는 책이다. 

256쪽 | 1만4800원

'휘게 육아: 스칸디대디의 사계절' [사진=에이엠스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