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 도시바 사장 “반도체 매각 지연···한·미·일 연합과 협상중”
2017-06-28 11:07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위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세부 협의가 길어지면서 당초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28일을 넘겨 29일에나 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와 아사히, 산케이, NHK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 정기주주총회가 이날 오전 10시 도쿄 인근 지바현 지바시 마쿠하리멧세에서 시작됐다.
도시바는 주총 전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최종 계약을 체결한 뒤 주주들 앞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주총 내 타결 소식을 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서는 계약 조건 조정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주총장에서 주주들에게 최종 타결과 관련, “공개할 상황이 되면 적시에 적절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토시 사장은 “가급적 조기에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반독점 심사 등의 문제를 해결한 후 당초 예상했던 2018년 3월이 아닌 ”2017년 내에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앞서 니혼게이자이에 “주총까지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컨소시엄의 여러 당사자들과의 여견 조정 등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현재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도시바 소식통도 “양측간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라 작성할 서류가 많아서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토시 사장은 주주들에게 도시바 메모리 매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지 못하면 2018년 3월 기말에서도 채무 초과가 될 것이다. 반도체 사업 매각으로 재무 상황을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 합작 파트너인 미국 웨스턴 디지털(WD)에 대해서는 “부당하게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은 주총 하루 전인 지난 27일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예정된 시한을 넘기자 웨스턴 디지털의 견제가 먹혀 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웨스턴 디지털은 지난 27일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공동으로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겠다고 도시바에 제안, 도시바-한·미·일 연합간 협상에 발목을 잡았다. 특히 웨스턴 디지털은 한·미·일 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국부펀드 산업혁신기구가 자신들에게 참여할 것을 요청하면서 한·미·일 연합을 흔들었다.
‘한·미·일 연합’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민간기업, 금융기관 등이 참여한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와 미국 투자펀드 베인 캐피탈 진영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지난 21일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하고 세부협상을 진행해 왔다.
산업혁신기구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도시바와 웨스턴 디지털간 갈등 해소를 제시했다. 도시바가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산업혁신기구는 말을 갈아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웨스턴 디지털-KKR이 구상하는 ‘미·일 연합’의 인수금액도 한·미·일 연합과 손색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 디지털은 인수를 제안하면서 “우리가 최고의 파트너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자 도시바는 “모든 제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으로 결정했다”면서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을 우선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