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고분고분, 中 전격 쇠고기수입 허가
2017-06-21 11:55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중국이 14년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19일 홈페이지에 '미국쇠고기수입 검역요구에 대한 공고'를 발표하고 20일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쇠고기 수입을 중단시켰던 중국이 14년 만에 빗장을 푼 것이다.
쇠고기 수입중단 전에 미국은 중국의 최대 쇠고기 수입대상국이었다. 때문에 전임 부시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는 줄기차게 중국에게 쇠고기수입재개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질검총국은 공고를 통해 중국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CNCA)에 등록된 육류업체가 생산 판매한 것으로 원산지 추적이 가능한 증빙서류를 갖춰야 중국수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수입이 허용되는 쇠고기는 30개월령 이하로 쇄육, 기계분리육, 편도선 부위 등은 제외된다. 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돼 미국에서 도축 과정을 거친 것도 수입이 허용된다. 다만 광우병 확진, 또는 의심 판정을 받았던 소의 후세,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정의한 광우병 소와 같은 종은 수입이 불허된다.
다만 중국 소비자들이 그간 수입 규제가 없는 홍콩을 통해 편법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해왔던 만큼 수입 빗장이 풀리더라도 쇠고기 수입량이 급격히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회색시장을 통해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연간 3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중국의 수입 쇠고기 시장 최강자는 값싼 고기를 수출하는 브라질로, 전체 시장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우루과이(27%)와 호주(19%), 뉴질랜드(12%)가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