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현역 선수 시절 ‘악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맨(56)이 ‘명예의 전당’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친분을 과시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하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인 ‘공산주의희생자추모재단’(VOC)은 로드맨의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을 취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로드맨은 지난 2013년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을 만난 후 평양에서 친선 농구대회를 여는 등 미 유명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북한을 자주 왕래해 왔다. 최근에도 13~17일 닷새간 북한 여행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와 “정말 좋은 여행이었고,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북한 방문이었다. 

로드맨이 다시 뭇매를 맞는 이유는 1년여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학생 오토 웜비어가 결국 사망하면서 악화된 여론 탓이다. 북한은 공교롭게 로드맨의 방문 당일 웜비어를 송환했고, 웜비어는 무의식의 코마 상태에 있다가 끝내 사망했다.

VOC는 로드맨이 김정은을 ‘영원한 친구’라고 부르는 등 지속적으로 독재자 김정은을 칭송하고 옹호해왔다고 주장했다.

매리언 스미스 VOC 이사는 “웜비어가 북한 정권에 살해됐다. 북한 정권은 전에도 무고한 미국 관광객에 강제 노역을 시키거나 고문해 죽음에 이르게 한 적이 있다. 북한 주민들도 매일 비슷하거나 더한 일을 겪는다”고 말했다.

스미스 이사는 로드맨이 북한 선전의 먹잇감으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이사는 “로드맨은 김정은을 싸고돌면서 북한이 북한 주민과 미국 여행객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가볍게 여기게 한다”며 “로드맨을 명예의 전당에서 퇴출하는 것은 모든 미국인이 북한에 맞서 한목소리를 낸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1990년대 시카고 불스 왕조를 이끌었던 로드맨은 NBA 우승 5회, 리바운드왕 7회 등 화려한 경력으로 2011년 4월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하지만 로드맨은 선수 시절에도 갖은 기행으로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고, 은퇴 이후에도 ‘악동’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