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 김지현, 단숨에 3승 거둔 원동력은?
2017-06-19 10:23
김지현은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파72·68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3승째를 거두며 2승의 김해림(28)을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선 김지현은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거머쥐며 시즌 상금 5억 8015만으로 이 부문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8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기아 클래식 출전권을 획득하게 됐다. 올 시즌 LPGA 무대로 진출한 박성현(24)에게 바통을 이어 받아 KLPGA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김지현이다.
김지현은 지난 4월말 열린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까지 125대회를 기다려야 했지만, 최근 8개 대회에서 3승을 챙기며 완전히 다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두 대회 연속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인 한국 오픈까지 번쩍 들어 올리며 ‘반짝 스타’가 아님을 증명했다. 꿈같은 일이 두 달여째 계속되고 있다.
‘새가슴’이라는 오명은 우승이 결정되는 4라운드 부진에서 나왔다. 2016 KLPGA 두산 매치플레이 대회에서는 16번홀까지 2홀 앞섰지만, 박성현에게 연장 승부 끝에 역전패를 당했다. 수많은 시련은 김지현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비 시즌동안 김지현은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겨울 미국 전지훈련에서 약점인 숏 게임 연습에 집중했다. 매일 2시간 씩 꾸준히 숏 게임을 연습하며 퍼팅 감각을 끌어올렸다. 숏 게임 강세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김지현은 평균 타수 4위(70.89)에 올라있다. 선배 김송희(29)가 준 퍼터는 보물이다. 김지현은 그 퍼터로 3승을 쓸어 담았다. 캘러웨이 에픽 드라이버도 김지현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김지현은 “드라이버가 나에게 잘 맞는다. 드라이버 거리가 지난 시즌에 비해 15야드 정도 늘었다. 그래서 한 클럽 정도 짧게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력적인 면에서 다른 선수들을 앞서고 있다. 한화에서 지원해준 트레이너와 함께 약했던 등을 보완하며 코어 운동에 집중한 덕분이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심리적으로도 강해졌다. 김지현은 “마음 변화가 제일 크다. 작년에 비해 우승에 대한 집착을 내려놨다. 반짝 우승보다는 꾸준히 잘하자는 생각을 했다. 첫 우승을 하면서 마음을 내려놓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를 우승할 줄 몰랐다. 실감이 안 난다. 꿈만 같다”고 감격한 김지현은 “첫 우승만큼이나 값진 우승이다. 일각에서 대세라고 불러주시는 데 아직 대세는 아니다.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 아직도 어프로치를 잘하는 편이 아니다. 퍼팅은 많이 좋아졌지만 어프로치는 발전하는 단계다. 샷도 컨디션에 따라 흔들린다. 앞으로 대회가 많이 남아 있는데 샷을 점검하면서 숏 게임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현이라는 꽃은 계속해서 피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