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중국제조 ‘C919’, 꿈을 싣고 날아오르다
2017-06-22 16:18
단련과 전진의 5년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지금까지 중국은 벌써 5년의 노정을 걸어왔다. 지난 5년 동안,중국은 빠르게 발전해왔고 분투 목표가 명확했으며 시종일관 초심을 잃지 않고 전진해왔다. 이 기간 동안 박수와 즐거움도 있었고
도전과 시험도 있었다.
이번 호부터 한국어 월간지 <중국>은 ‘단련과 전진의 5년’이라는 칼럼을 통해 독자와 함께 지난 5년 동안 중국이 거둔
성과와 거대한 변화를 돌아보려 한다.
79분간의 첫 비행
여객기의 첫 비행이란 새로 제조된 여객기가 처음으로 지상을 떠나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머릿속 구상이 도화지로 옮겨지고, 도화지의 이미지가 실물이 되며 실물이 실제로 비행을 하는 ‘일련의 작업사슬’ 가운데 중요한 단계다. 모든 여객기가 첫 비행 경험을 갖고 있겠지만 전혀 새로운 모델의 첫 비행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5일 13시 58분, 진좡룽(金壯龍)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 회장은 비행승인서를 발급했다. 그 시각, C919는 제4 활주로 남단에 진입하면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후 2시, C919가 푸둥 국제공항 제4활주로에서 활주하기 시작하자 현장에 있던 4000여 명의 관중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점차 속도를 내던 C919는 마침내 이륙했다. 활주를 시작한 이후 이륙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수 초. C919가 지면 위로 날아오르는 순간 관중석은 들끓었다.
차이 기장의 사인 이후 시범비행 테스트팀은 여객기의 조작 안정성·이착륙 성능·동력장치·비행설비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예정된 시범비행 스케줄 및 안전귀환 임무를 완수했다. 15시 19분, 비행기 날개 내부 조명등에 불이 들어온 뒤 C919는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수 분 뒤 차이쥔 기장이 테스트팀을 이끌고 여객기 밖으로 걸어 나오자 C919 총설계사 우광후이(吳光輝)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여객기 쪽으로 향한 우광후이는 차이 기장을 힘껏 껴안았다. 첫 비행에 몇 점의 점수를 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차이 기장은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매우 성공적이고 매우 순조로웠다. 비행기 상태도 매우 훌륭하다. 조금 겸손하게 99점을 주고 싶다.”
첫 비행에 관한 차이 기장의 보고를 들은 이후 진좡룽 회장은 큰 소리로 선포했다. “C919 대형 여객기의 첫 비행 임무가 원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우광후이는 C919에 대해 “적당한 시간에 정확하게 출시된 수준 높은 제품”이라며 “중국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이 C919의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이 독자 개발한 대형 여객기 C919는 국제 감항기준(Aiirworthiness Standard)에 따라 제조되었고, 단일 통로 방식의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했다. 좌석수는 기본형이 155석, 이코노미형 169석, 고밀도형 175석이다. 표준 비행거리 4075km에 최대 5555km까지 비행할 수 있으며 경제적 수명은 비행시간 9만 시간에 달한다.
프로젝트 입안부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출고되어 처녀비행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C919 독자 개발은 글로벌 여객기 제조업계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바꿔놓았다. 지금까지 부품만 생산하던 하도급 공장에 불과했던 중국은 점차 민용 항공기의 핵심 기술을 장악했으며, 지금은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생산까지 하는 제조 주체로 발돋움한 것이다.
논란 속에 이룬 성장
C919을 둘러싼 논쟁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바로 ‘국산화율’이다.
C919가 중국산 여객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국이 자체 설계했다. 이 여객기에 채택한 ‘메인 제조업체-공급업체’ 모델은 글로벌 항공제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반면, 반대측에서는 “C919의 핵심 부품들은 해외업체에서 공급받은 것이다. 중국은 최종 조립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논쟁에 대해 코맥은 “C919의 발전순서를 ‘중국 설계·글로벌 입찰·국산화율의 점진적 제고’로 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C919의 주요 공급업체 중 중국 공급업체로는 중국항공공업그룹(中國航空工業集團) 산하의 시안(西安)비행기공업그룹·청두(成都)비행기공업그룹·선양(沈陽)비행기공업그룹·훙두(洪都)항공공업그룹 등이 있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기수·기체·기익 등의 제조를 담당했다. 반면, 엔진·통신관제·비행데이터 기록장치·기체 재료·랜딩기어·제동시스템 등 핵심 정밀부품은 CFM, GE, 로크웰오토메이션, 립헬 등 해외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대형 여객기는 복잡한 시스템 공정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한데 모아 어떤 요구를 만족하게 하기 위한 컨트롤 방안은 완전히 C919 설계팀의 손에 달려있다. C919 프로젝트의 천잉춘(陳迎春) 상임 부총괄 설계사는 “코맥이 여객기의 설계와 최종 조립·시범비행·판매 등을 책임지고, 완제품의 재산권 또한 코맥 소유”라고 밝혔다.
비행기를 제조하는 데 있어 독자 설계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우광후이는 “100%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여객기 전체 설계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크게 3가지 부분, 즉, 시장 수요에 따라 설계방안을 마련하고, 설계방안에 부합하는 부품을 공급하며, 시스템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푸궈화(傅國華) C919 부총괄 설계사는 “집을 설계하고 디자인 할 때 건자재·장식품은 모두 시장에서 구매하지만 배치는 설계한 사람의 구상에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탄생한 집은 설계자의 성과물”이라고 밝혔다.
우광후이는 “코맥의 지적재산관은 시스템을 통제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며 “C919에는 수 백만 개의 인터페이스가 있고, 이는 유압·항공통신 등 여러 시스템간 호응에 영향을 미친다. 결코 간단한 조립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자부품의 호환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단일 전자부품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작동 중에 부품끼리 호환이 안 된다면 무수히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의 상용비행기 연구자들은 정층설계(頂層設計) 단계에서부터 이를 감안해 부품을 주문했고, 표준에 따라 최적화시켰다. 또한 시스템 호환 및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엔진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C919 기체 최종 조립현장 엔지니어팀을 이끄는 충하오(叢昊) 매니저는 “C919 엔진을 CFM으로부터 구매한 것은 맞지만 그 장착구조형식은 중국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C919가 채택된 엔진 장착방식은 엔진 통제부품과 부속 설비를 통합한 것으로,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대형업체들조차 시도한 적이 없는 방법이다.
그러나 C919가 국산화율을 높이고 핵심기술을 장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7년 여의 연구·개발(R&D) 시간 동안 코맥은 102건의 핵심 기술을 획득했고, 6000여 개의 민용 항공기 기술을 장악했다.
기익 설계에 있어 C919는 100여 명의 중국비행기 공기식 전문가를 초빙해 500여 개의 디자인을 고안했고, 그 중에서 최고의 디자인을 선택했다. 이후 구미 여러 나라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그런 노력 끝에 C919는 공기 저항·순항·실속(失速)·소음·결빙 등 중요 지표에서 경쟁 모델을 앞설 수 있었다. 기익 설계에 참여했던 시베이(西北)공업대학교 비행기설계공정과 바이쥔창(白俊強) 교수는 “이번 설계는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했다”며 “C919 성공으로 중국은 공기식 외형 설계에 있어 처음으로 해외 경쟁상대와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천잉춘은 “항공통신·비행컨트롤 등 비행기 상의 복잡한 대형 시스템을 서브시스템으로 분해하고 공급업체에 분배한 뒤 다시 중국측이 통합했다”며 “이는 완전한 시스템을 사는 것보다 훨씬 어렵지만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되어 향후 신형 모델을 개발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919 설계 시점이 늦었고 후발주자로서의 우위가 있었기에 중국은 많은 영역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유사 모델인 보잉사의 737과 에어버스의 A320보다 C919는 배기량이 50% 가량 적고, 연료 소모율과 단위원가도 각각 15%, 10%씩 낮다.
단순히 국산화를 위한 국산화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시장 검증을 받아야 하는 제품의 최종 목적은 비용을 낮추고 종합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있다. 중국의 독자 개발 여객기 C919를 제조한 코맥은 전세계의 선택 범위를 더욱 넓혀주었으며, C919는 전세계적 추세가 될 것이다.
C919에 놓인 난제들
C919의 처녀비행에 전세계는 찬사를 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글로벌 최대 민용 비행기 시장이 될 것이고, C919는 그 중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C919의 성공적인 첫 비행은 부단히 성장하고 있는 공업강국 중국의 최신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레프>는 “C919의 성공적 첫 비행은 중국이 ‘염가 공장’이었던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기술 리더가 되었음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C919는 중국 항공산업 역사의 이정표이자 중국 전체 산업의 이정표다. 그러나 현실적 어려움 또한 직시해야 한다. 업계 문턱은 여전히 높고 중국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군용 항공기보다 민용 항공기는 안전성이 특히 중요하다. C919의 첫 비행은 과학연구차원의 시범비행으로, 이를 통해 일부 기능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었을 뿐이다. 민용 항공기의 R&D는 시스템 공정으로, R&D 능력이나 시범비행 능력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발전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 기준은 비행의 안전성·경제성·적합성이 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에 있다.
C919는 ‘내항증명서’ 확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항증명서는 해외 항공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대형 여객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민용 항공기 분야에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글로벌 주류 항공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FAA와 EASA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C919 탄생에 초석을 다져준 중국 국산 지선 여객기 ‘ARJ21’은 중국이 최초로 국제 민용항공 규정에 따라 독자 개발하고 지적재산권을 가진 단거리 여객기다. ARJ21은 무려11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내항심사와 5000여 시간의 시범비행을 거쳤으며, 고온고냉·자연결빙 등 무수한 테스트를 받았다. 매 단계마다 중국 민용 항공기 R&D 영역의 공백을 메운 끝에 ARJ21은 FAA와 EASA 인증을 획득했다.
C919는 앞으로도 729개의 테스트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4200시간의 비행시간, 연간 생산량 2292 대를 만족시켜야만 내항증명서를 취득할 수 있다. 이에 관해 우광후이는 “ARJ21의 선례가 있으므로 C919의 내항증명서 취득 여정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맥은 연간 15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이미 완공했으며, C919가 내항인증을 통과하기만 하면 그 즉시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수 있다. 내항증명서를 취득한 이후 시장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C919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최종 기준이 될 것이다.
국제 여객기 시장은 오랜 시간 보잉사와 에어버스 두 개 업체가 양분해 왔다. 보잉사의 737과 에어버스의 A320, 중국 국산의 C919는 모두 단일 통로에 150개 좌석을 갖춘 중단거리 비즈니스 운송기로서, 목표 시장이 비슷하다. 그러나 C919가 처녀비행에 성공한 이후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축하의 뜻을 전해왔다.
삼각형은 가장 안정적인 진형이다. 5월 5일 C919가 첫 비행을 하고 6일 뒤인 5월 11일, 보잉은 저장(浙江) 저우산주자(舟山朱家)항공산업단지에 보잉 737 완공 및 인도센터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 단지에 들어설 항공기 인도센터는 보잉사가 해외에 짓는 최초의 공장이다. 이와함께 하루 뒤인 5월 12일에는 2008년 생산을 가동한 에어버스 톈진 A320 시리즈 여객기 최종 조립라인이 320번째 여객기를 인도했다. 향후 수 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민용 항공기 시장 중 하나로서 중국 시장은 줄곧 거대한 파이로 평가되어 왔다.
이 같은 글로벌화의 성과는, 독단적이고 폐쇄적 태도로는 결코 발전 흐름에 편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보잉, 에어버스, 코맥 3자는 경쟁과 힘겨루기 속에서 협력하고 상호 학습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항공산업 전체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글로벌 민용 항공기시장에는 A(에어버스), B(보잉) 외에도 C(코맥)가 등장해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