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손자상법

2017-06-16 03:00
이규철 세라젬 대표(법학박사)

 

어느덧 한·중 국교수립 25주년을 맞았다. "요즘 사업, 사업 참 어렵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거나 인건비가 싼 동남아시아 등 다른 국가로 향하고 있다.

원래 중국을 단순히 원가절감의 수출거점 지역으로 고려했던 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 세금우대 폐지, 중국 기업들의 품질 향상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으로 많은 외국기업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그나마 처음부터 중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던 기업들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다. 중국 시장 변화에 따른 '살아남기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학 시절 받은 일본 기업가 오카마스 요시히사 자서전을 다시 꺼내 본다. 그는 73세에 "전 세계에 일본 문화를 꽃피운다"를 제2 인생으로 삼아, 남은 인생을 "씨앗을 뿌리며"로 다시 시작했다. 우리도 다시 '씨앗을 뿌린다'는 대의명분을 찾아 '재창업을 한다'라는 각오로 다시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손자병법을 통해 손자에서 비즈니스 전략, 즉 손자상법의 지혜를 찾아간다. 중국에는 많은 병법서가 있다. 주요한 것을 들면 손자(孫子), 오자(吳子), 위료자(尉?子), 삼략(三略), 육도(六韜), 36가지 책략을 정리한 삼십육계(三十六計) 등의 책들이 있다.

이런 병법서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면 '위기관리의 사상'이다. 병법서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패하지 않는 전쟁을 치를 수 있을까 등 전쟁 승리법에 대한 원리원칙을 다루고 있다. 전쟁이라는 것은 국가나 조직 또는 비즈니스에서 흥망이 걸려 있는 문제다. 만일 패한다면 국가나 조직 또 기업이 멸망하거나 도태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까. 많은 병법서가 정리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지혜이다. 또 위기관리의 노하우를 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병법서는 검술과 격투기 가이드가 아니다. 이 책들이 전제로 하는 것은 바로 조직관리다. 조직을 어떻게 장악을 할까,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이것이 중국 병법서의 대전제이다.

따라서 필자는 여러분과 함께 손자병법을 통해 손자와 비즈니스, 즉 최고경영자(CEO) 손자상법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글로벌 비즈니스의 지혜를 찾아가고자 한다.

CEO, 경영자로서 어깨가 무겁고 힘이 든다. 리더인 나의 자화상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그 답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그린다. "조국은 또 우리 기업은 당신과 동행한다!" 리더인 내 인생, 다시 "씨앗을 뿌리며"로 시작을 하는 것이다.

"우린 다시 도전해야 한다. 우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모두 '운명공동체'로써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한다.

손자는 시계(始計), 즉 "시작(始作)하기 전, 계산(計算)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계란 '적군과 아군의 정치, 경제, 사회, 군사, 천후, 지형 그리고 장수 재능 등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따져보라'는 것이다.

전쟁은 도(道)·천(天)·지(地)·장(將)·법(法) 다섯 가지를 핵심 요소로 꼽는다. 여기서 도란 '대의명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춘추전국시대에 적국을 침범할 때 억지로라도 명분을 만든 것은 군사와 백성을 납득 시키기 위함이었다.

어려운 현 시국과 시장에서 우리의 대의명분은 무엇일까? 다시 씨앗을 뿌리며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모두가 있는 그대로 현 비즈니스 상황을 모두 올려놓고 고민해야 한다.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사느냐 죽느냐 하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많은 시행착오... 어제, 오늘과 내일. 글로벌 시장에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마이너스 성장에 멈춘 각 국가의 법인들...

재창업이다. 재창업이란 무엇일까? 창업은 곡괭이와 삽, 도시락을 둘러메고 매일같이 화전 밭을 일궈나가는 땀만큼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재창업은 객토하고 다시 씨앗을 뿌리며 거름을 주고 또 잡초를 뽑아주며,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를 해야만 결실의 수확을 할 것이다. 그만큼 힘이 드는 것이 바로 재창업이다.

그래서 리더인 나 자신의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리더인 내 반성이 없고, 내 자아비판이 없다면 그것은 임시방편으로 잠깐 비를 피한 것일 뿐이다. 답은 무엇일까? 리더인 나 자신의 철저한 반성이 있을 때만이 우리 기업의 앞날이 보이고,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리더인 나도 그만큼 크게 성장한다.

영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4·4분기에 한 번, 최소한 6개월마다 결산과 평가라는 스피드 경영을 통해 쇄신이라는 혁신의 명분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한 리더의 고객중심 리더십 개발을 통해 우리는 다시 소비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同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조화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 이런 현 상황을 재인식한 가운데 대의명분, 다시 씨앗을 뿌리며라는 재창업 명분을 찾아 새로운 각오, 파이팅이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선택, 혁신(Innovation)의 변화다. 둘째 새로운 희망, 성장(Target)을 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상태, 안정화(New-normal)를 찾아가는 것이다. 리더의 이런 각오가 있을 때 그 기업은 재도약의 비상을 할 수 있고, 또한 내일의 비전이 보일 것이다.

바로 오늘, 우리 모두 국내 그리고 글로벌 시장 이슈와 요구를 다 올려놓고, 어떻게 잘 풀 것인지 다시 씨앗을 뿌린다는 재창업의 각오로 시작하기 전에 계산해 보고, 다시 어떻게 '화이팅'할 것인지, 중지를 모아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