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두나무 송치형 대표 "주식투자 성공확률 '소셜 트레이딩'이 높인다"

2017-06-12 10:48

송치형 두나무 대표는 12일 아주경제와 만나 "다수 시장 참여자가 주식투자 내역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카카오스탁을 만든 배경을 소개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주식시장에는 '카더라'로 불리는 허위정보가 많다. 심지어 방송이나 뉴스에서 성공 사례로 나온 것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인 경우가 적지 않다. 엉터리 정보를 거르고 실제 성공 사례를 투명하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내 최초 소셜트레이딩서비스(Social Trading Service)인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현재 카카오스탁)가 탄생한 배경이다. 위키백과를 보면 소셜트레이딩은 각자 가진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투자 판단에 있어 근거로 삼는 투자방식을 일컫는다.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카카오스탁을 개발한 두나무 송치형 대표(39)는 12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성공했든 실패했든 여러 참여자가 주식투자 내역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연구논문도 이런 사업 결심에 쐐기를 박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은 혼자 투자할 때와 잘하는 사람 한 명을 참고할 때, 그리고 여러 명을 두루 살피며 투자할 때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혼자 투자할 때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참고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여러 집단과 관계를 맺고 있는 '소셜트레이더' 수익률이 일반 투자자보다 평균 10% 높고, 적극적인 소셜트레이더는 40%나 앞섰다.

결국 희귀한 정보를 독점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존 투자 이론은 틀렸다.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트레이딩이 투자에 도움을 준다.

송치형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타이밍도 맞았다. 카카오는 콘텐츠를 공급할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두나무에서 증권분야를 맡아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다.

당시 두나무는 '뉴스메이트'라는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뉴스메이트의 참신함에 주목하던 케이큐브벤처스는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했다. 두나무의 개발능력과 팀워크를 전적으로 신뢰해서다.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엔젤형 벤처캐피털 회사다.

송치형 대표는 6개월 동안 수차례 사업제안서를 뜯어고치며 카카오 문턱을 넘나들었다. 2014년 2월 증권거래앱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가 첫 모습을 드러냈다. 카카오톡 친구끼리 주식투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소셜 트레이딩 서비스였다.

일반 증권사의 증권거래 앱에 등록한 관심종목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투자 수익이나 손실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더했다.

카카오는 이듬해 9월 두나무에 30억원을 투자하며 증권·금융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증권플러스 for Kakao는 '카카오증권'으로, '카카오증권'은 다시 '카카오스탁'으로 바뀌었다.

이름이 바뀌면서 콘텐츠도 더욱 진화했다. 증권 전문 로봇기자 '뉴스봇'과 투자자문 플랫폼인 '맵(MAP, Managed Account by Professional)'이 올해 초와 지난해 말 카카오스탁에 각각 추가됐다.

뉴스봇은 증시에 생기는 변화를 자동으로 포착해 뉴스를 만드는 서비스다. 0.1~0.5초 만에 기사 1건을 작성한다. 두나무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간 증시 현황을 포착하고 카카오스탁 정보 콘텐츠를 결합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 투자일임'을 통해 맵을 출시했다. 맵은 삼성자산운용과 한가람투자자문 등 11개 투자자문사의 16개 투자전략 가운데 하나를 택해 내 주식계좌가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주식투자 서비스다.

기존 금융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가입금액이 최소 1억원에서 3억원 이상이지만 맵은 가입금액을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50만원, 주식은 500만원으로 낮췄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장점이 십분 드러나는 대목이다.

송치형 대표는 IT와 자산관리가 잘 어울리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투자일임을 생소하게 여긴다. 어느 일임사가 잘하는지 역시 알지 못한다. 진입장벽은 높고 수수료 부담도 크다. 하지만 IT는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IT가 가장 잘 해결하는 일은 서치코스트(검색비용)를 낮추는 거다."

다만, 아직 금융당국이 금융투자회사의 비대면 일임계약을 금지하고 있어 전담 직원이 투자자와 만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송치형 대표는 "소액투자자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었지만 아직 제약이 많다"며 “일일이 투자자를 만나야 하는 탓에 수익성이 아직은 낮다"고 말했다.

카카오스탁은 스몰캡 투자정보 창구인 '인사이트'도 제공한다. 일반투자자들이 손쉽게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손해를 무릅쓰며 유지하는 콘텐츠다. 증권사로 치면 리서치센터의 역할을 한다. 10명이 넘는 고정 필진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든다. '돈을 까먹는 사업'이지만 투자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송치형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잘 다루지 않는 스몰캡 정보를 비중있게 다뤄주고, 어려운 리포트를 일반인들이 읽기 쉽도록 풀어주기 위해 만들었다"며 "일반인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재무정보도 쉽게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두나무의 성과는 꾸준하다. 카카오스탁은 매달 자체 기록을 경신하며 5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18조원, 누적 다운로드 수 180만건을 달성했다. 이용자가 증가하자 배너광고 등을 통한 광고수익도 늘었다. 하루 페이지뷰는 평균 4000만건에 이른다.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생겼다. 아직은 국내 사업에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지만, 영토 확대는 송치형 대표와 두나무가 언젠가는 걸어갈 사업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