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3분의 2 메이 사퇴 원해"…영국 총선 쇼크 속 경제도 지지부진 전망

2017-06-11 14:10

조기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상실한 영국 집권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 정부 구성권한을 수락받은 뒤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메이 총리는 군소정당인 민주연합당(DUP)과 합의를 얻어내고 총리로서 보수당 소수정부를 이끌겠다고 발표해 당안팎의 사퇴압박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 보수당원들 3분의 2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사퇴를 원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총선 뒤 설문조사 결과  보수당 의원들 상당수가 메이 총리의 퇴진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비록 총선에서 과반확보에 실패했지만,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와 연정을 통해 총리로 보수당 소수정부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메이 총리의 최측근인 닉 티모시와 피오나 힐 총리실 공동비서실장은 10일 동시에 사임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 최고의 실책으로 꼽히는 노인용양 지원 대상자 축소 공약을 만들어낸 핵심 인사들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이 메이 총리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DUP 측이 향후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연정은 불안해지면서 머지않아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도 높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브렉시트에서 강력한 협상권을 위해 내놓은 메이 총리의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새로운 영국 정부가 맞닥뜨릴 도전은 여러 가지"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경제와 관련된 논의는 거의 없었지만, 향후 성장률 하락과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EU와의 결별 논의 등이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서 영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같은 메르켈의 발언은 총선 결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영국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브렉시트이후 영국의 경제는 혼란을 겪어왔다. 올해 1분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집계된 반면 EU 전체의 GDP 성장률은 0.6%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는 지난해 6월 23일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영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고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의 자그지트 차드하 교수는 "경제는 계속 보통이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는 실질임금과 생산성에 있어 10년간 성장을 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른 가계의 불만들이 투표에 반영됐다"라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블룸버그의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이 성장률은 올해 1.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1.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의 중앙은행의 예상치보다 낮은 것이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는 이번 선거결과가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는 있지만, 향후 영국의 국내외적인 상황 변화에 대해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