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발길 돌린 말레이시아 '링깃'… "원자재 상승·경기회복 기대감↑"
2017-06-09 17:18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말레이시아 링깃 가치가 반등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상수지와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개선되면서 링깃 가치가 회복되고 있다.
8일 현지 금융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링깃 가치는 8개월래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링깃은 달러당 4.26링깃에 거래됐다.
이 같은 링깃 가치의 상승세는 말레이시아 경제 개선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됐기 때문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반등으로 말레이시아 경상수지는 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의 1분기 GDP는 전년대비 5.6% 성장했다. DBS은행은 올해 말레이시아 GDP 성장률은 5.0%로 기존 전망치(4.5%) 보다 상향조정했다. 민간 소비와 투자 확대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1%에서 3%로 줄이겠다는 개혁안을 내놓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애드워드 닝 니코자산관리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말레이시아 경제가 원자재 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분야에서도 성장세가 괜찮다"며 "채권 투자자 관점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링깃 가치는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당국이 투기적 외환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에 투자자들이 링깃 시장을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차액결제 선물환에 대한 거래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자 불안감을 키웠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은 링깃이 당분간 고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라샨트 싱 시니어 누버거버먼 이머징마켓 채권매니저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제수지, 경상수지가 개선됐다"며 투자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니코자산관리도 말레이시아 채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역내에서 링깃 익스포저를 헤지하며 수출대금의 최소 75%를 링깃으로 보유하라 한 점도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