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ㅣ영화] '공조'부터 김민희·홍상수·변성현까지…'뜻밖의' 영화계②
2017-06-13 00:10
◆ 뜻밖의 흥행 ‘너의 이름은.’
박스오피스에 애니메이션 돌풍이 불어 닥쳤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뜻밖의 흥행을 거둬냈다. 영화는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부터 마니아층의 뜨거운 관심을 얻어온 ‘너의 이름은.’은 지난 1월 4일 개봉 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뜻밖의 흥행, 마니아층을 형성한 후 신카이 마코토는 두 번이나 내한하기도 했다. 누적관객수는 361만 5929명(6/9)으로 상반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영화 ‘공조’는 뜻밖의 뒤집기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1월 18일 개봉해 내내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던 영화 ‘공조’가 설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같은 날 개봉한 ‘공조’와 ‘더 킹’은 각각 제작·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와 NEW의 기대작이었다. 배우 현빈·유해진, 조인성·정우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치열한 경쟁 구도를 그려왔고 늘 비교 선상에 서곤 했다. 하지만 개봉 직후 ‘더 킹’이 앞선 스코어를 보였다. 이대로 스코어가 굳어지는 듯싶더니 설 연휴 특수를 제대로 누리며 대역전극을 펼쳐냈다. 영화 ‘공조’의 누적관객수는 781만 7459명(6/9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올 상반기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으로 올랐다.
◆ 뜻밖의 장기집권 ‘보안관’
뜻밖의 장기집권은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에게 돌아갔다. 부산 기장을 무대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분)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 분)를 마약 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 수사극이다.
5월 3일 개봉 당시 ‘보안관’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와 ‘보스 베이비’에 밀려 3위(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로 시작했다. 하지만 개봉 첫 주말인 6일 ‘보안관’은 두 작품을 꺾고 1위에 오르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이어 7일과 8일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흥행을 이어간 ‘보안관’은 258만 3885명의 누적관객수(6/9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를 모았다.
◆ 뜻밖의 선전포고 김민희·홍상수
뜻밖의 선전포고였다. 지난 3월 13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당연하게도 기자간담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 불륜설 이후 김민희·홍상수 감독이 국내 첫 공식 석상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당당하고 담담했다. 홍상수 감독은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폭탄을 터트렸다. 이어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언론 보도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건 이야기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밝혔다.
김민희 역시 “저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저희에게 놓인 다가올 상황, 놓일 상황 모든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들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아직도 애정을 과시하며 당당히 만남을 이어가는 중이다.
◆ 뜻밖의 스캔들, 변성현 감독
영화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이 뜻밖의 스캔들을 저질렀다. 시작은 트위터였다. 익명으로 내지른 말들이 날카로운 비수가 돼 자신에게 돌아왔다.
그는 과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애증이 가득한 전직 노빠로서 노무현을 김대중에 갖다 댈 때마다 좀 부끄러웠는데, 문재인을 노무현에 갖다 대는 건 화가 난다”, “데이트 전에는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문 안은 손 잡고 자격 미달을 이유로 사퇴해라”, “엉덩이가 큰 여자 중 나쁜 애는 없다”는 등의 글을 게재·리트윗했다.
지역 차별·여성 차별적인 발언도 충분한 논란거리였다. 하지만 더욱 씁쓸한 것은 영화 ‘불한당’에 대한 성희롱적 발언이었다.
그는 “불한당에서 재호랑 현수가 잤음”, “불한당 GV 가고 싶다. 감옥 안에서 임시완과 설경구 섹X신 찍을 때 무엇에 중점을 뒀나요 질문할 것임”, “이 영화가 얼마나 XX였냐면 그냥 둘이 각자 따로 떨어져 뱉는 대사조차도 엄청난 XX였다. XX였음에 틀림이 없으며 XX이다” 등의 반응을 리트윗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이자 수백 명의 스태프의 애정이 깃든 캐릭터. 거기다 설경구·임시완의 열연으로 빚어진 인물이며 작품이었다. 변 감독의 트위터 글은 많은 영화 팬들을 실망시켰고 흥행 부진까지 이어지게 됐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언론 공개 후에도 호평을 얻은 작품이기에 이 같은 결과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변 감독은 사과글을 올렸지만 그런데도 반응은 좋아지지 않았다.
◆ 뜻밖의 난항 ‘옥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뜻밖의 난항을 겪고 있다. 내놓는 족족 높은 흥행 타율을 보였던 봉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자 역대급 스케일·상상력이 더해져 기대를 모았던 작품인데도 국내외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투자·배급을 맡았던 넷플릭스와 얽히면서부터다.
시작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였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The Meyerowitz Stories)’(감독 노아 바움백)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프랑스 영화계는 크게 반발했다. 넷플릭스의 유통 방식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넷플릭스가 영화의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칸에서 불거진 논란은 국내까지 이어졌다. 개봉을 3주 앞둔 상황에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는 ‘옥자’를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극장 동시 상영 방침에 대한 불만으로 내다볼 수 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역시 협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결정을 뒤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