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중공업, 美 ‘현대아이디얼전기’ 폐쇄

2017-06-12 06:00

현대일렉트릭의 미국 법인 가운데 하나인 현대아이디얼전기. [사진=현대일렉트릭 홈페이지]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난 4월 현대중공업에서 독립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미국 자회사인 ‘현대아이디얼전기’의 폐쇄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현대아이디얼전기의 폐쇄를 결정하고 현지 종업원들에게 7월부로 해고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현대일렉트릭(당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 미국 회전기 전문 제조업체인 아이디얼 일렉트릭를 인수해 현대아이디얼전기를 설립했다. 특히 인수 후 2년 만에 1억 달러(약 11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당시 현대일렉트릭은 북미지역 회전기 수출이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었다. 또한 20MW(메가와트)급 고속터빈발전기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품목에서 경쟁력 보완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이 이어지면서 현대일렉트릭이 법인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현대일렉트릭측은 아직 현대아이디얼전기의 폐쇄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현대아이디얼전기의 규모를 축소 운영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매각, 청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4년부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외 부실법인의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대아이디얼전기도 그 중 하나로, 미국 시장의 침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지 종업원들은 이미 현대아이디얼전기의 폐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지 직원인 존 스텔로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대아이디얼전기에서 약 9년간을 일했는데 회사측이 나를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현대일렉트릭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며 내세운 '글로벌 톱5'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해석했다. 부실법인의 정리는 이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은 지난 3월 독립법인 출범을 앞두고 “전기전자와 건설장비를 비롯한 분사 회사들도 각각 세계 톱5를 목표로 힘찬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