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아이오아이→솔로 가수 청하의 당찬 걸음…"이효리 선배님 닮고 싶어요"

2017-06-08 07:00

가수 김청하가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청하에게 아이오아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아이오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오아이를 뛰어넘어야 할 숙제가 청하 앞에 주어졌다. 이미 아이오아이를 함께 했던 멤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아이오아이를 넘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시작조차 너무 다르고 아이오아이는 정말 특별한 케이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특별히 평가된 느낌이고 지구로 돌아갔을 때 모든 중력을 안고 시작하는 입장으로, 닿을 수 없는 행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도 맞아요. 그러나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모두 제게는 친구들이고 늘 아침에 같이 눈뜨고 자기 전까지 껴안고 있던 사이라서 경쟁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는 않아요. 가족이 잘 되면 박수를 쳐주고 싶듯이 아이오아이 활동하면서 이 친구가 고민이 있거나 힘들어 하면 저도 같이 힘들고, 좋으면 같이 좋고 그런 느낌이 강한 친구들이거든요. 다른 친구들이 잘 됐다고 조바심을 느낀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사실 아이오아이가 발탁되기 전까지 어린 소녀들이 무한한 경쟁과 잔인한 평가의 무대에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들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끝없는 경쟁이 있어야 한다는 세상의 당연한 이치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힘든 시간을 견디고 영광의 순간을 같이 한 친구들을 향해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도 알게 됐다. 청하를 향한 다른 아이오아이 멤버들 역시 그렇다.

“음악을 들은 친구들은 ‘음이 너무 높아~’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걱정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소미의 경우는 영상통화 하면서 작업 잘되가냐고 물으면 안무도 정리가 안 됐고 솔로로 부담된다고 토로하면 자신도 언니쓰 이야기 하면서 대화를 하기도 했죠. 진짜 그럴 때마다 응원해준다는 느낌이에요. 늘 ‘잘할거니 걱정마’라고 하고요.”

청하는 아이오아이가 아니었으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상상하기도 싫어요”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오아이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열심히 연습만 하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제가 이미 다른 연습생 친구들보다는 나이가 있는 상태라..(웃음) 제가 ‘프로듀스 101’을 통해 부족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지금은 제가 아이오아이라서 너무 다행이고, 멤버들이 없었더라면 정말 아찔해요. 어휴 모르는 게 약이라고.. 지금의 아이오아이를 안 상태에서 제가 아이오아이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무섭네요.(웃음) 아마 그랬다면, 솔로 앨범도 없었을 거고 저는 ‘월화수목금토일’의 어디쯤에 있을까 하는 상태가 아니었을까요. 하하하.”
 

가수 김청하가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혹자들은 아이오아이에 발탁된 멤버들이 ‘운이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듯, 청하 역시 그랬다.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지막 즈음에서 온 기회가 바로 ‘프로듀스 101’의 아이오아이였다. 그때까지 꾸준히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언젠가 올 기회를 위해서. 그리고 그 준비는 기회가 됐고 아이오아이로 큰 인기를 누리며 이제 어엿한 솔로 가수 청하로의 데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청하는 최근 방송되고 있는 ‘프로듀스 101’ 시즌2를 보면서 “남일 같지 않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방청도 갔어요. PD님께서 초청해주셨는데 화면에 계속 잡히더라고요. 하하. 사실 정말 가고 싶었어요. 특히 아이오아이의 ‘소나기’로 미션을 진행하는 걸 그때 알았는데 우리 곡으로 미션을 한다는 게 너무 감사했죠. 실제로 보니까 더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하고 절실함도 느껴지고 또 짠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제 청하는 아이오아이가 아닌 가수 청하로서 익숙해져야 한다. 홀로 서는 무대가 낯설지 않아야 하는 것도 그에게 남겨진 과제다.

“솔로 가수로서 기대보다는 사실 부담감이 있어요.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과 고민들을 아직도 하고 있어요. 11명이 채웠던 무대와는 확실히 다르잖아요. 그래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순위권 안에만 들어도 감사드릴 것 같아요. 음원 성적은 바람이 있다면 ‘월화수목금토일’보다는 잘 됐으면 좋겠지만, 그저 허무함은 없었으면 해요. 혹시나 저조한 성적이더라도 나중에 더 좋은 성적으로 찾아뵈면 되지 라는 생각이라서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고 현실을 직시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청하는 아이오아이 활동으로 누렸던 사랑이 남들보다는 조금은 더 특별했던 케이스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 자신의 앞에 붙은 아이오아이를 향한 애정과, ‘솔로 가수’ 청하로 우뚝 설 수 있을 때까지.

“이효리, 보아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퍼포먼스적으로도 많이 보여드리고 보컬적인 부분도 성장해 극과 극을 달리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욕심으로 들리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이중성을 다 가져갈 수 있는 가수로 성장해 가고 싶어요.(웃음)”
 

가수 김청하가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