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열린 새만금] <上> 단군 이래 최대 사업 새만금이 미래다

2017-06-07 18:05

 
 

새만금은 전북 군산과 김제, 부안 앞바다 33.9㎞를 잇는 방조제를 통해 1억2000만평을 만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평균 바닥 폭은 290m(최대 535m), 평균 높이는 36m(최대 54m)다.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32.5㎞)보다 1.4㎞ 길다. [사진=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올해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지 30년 되는 해다. 새만금 사업은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가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엿새 앞두고 전북 개발 공약을 언급하면서 비로소 빛을 봤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 7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이후 새만금 사업은 ‘경제개발이냐, 환경보전이냐’를 둘러싼 극심한 보·혁 갈등의 중심에 섰다. 한반도 지도를 바꾸는 이 사업은 지난해 4월에야 세계 최장(33.9㎞)의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끝냈다. 갈 길은 멀다. 강산이 세 번 변하면서 새만금 사업의 목적, 위상 등도 바뀌었다. 이에 본지는 총 3회 기획을 통해 새만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새만금은 전북 군산과 김제, 부안 앞바다 33.9㎞를 잇는 방조제를 통해 1억2000만평을 만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평균 바닥 폭은 290m(최대 535m), 평균 높이는 36m(최대 54m)다.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32.5㎞)보다 1.4㎞ 길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2, 여의도 면적의 140배 규모다. 새만금이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새만금은 중국 서해안 경제거점인 다롄·옌타이·칭다오 지역과 근거리에 위치, ‘환황해권의 첨병기지’로 통한다.

◆30년째 헛바퀴··· 中 푸둥은 1만7000개 외국기업 유치

새만금 사업의 법적 근거는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새만금 특별법)이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사를 시작한 1991년 이후 환경단체 등의 사업계획취소청구소송 등으로 16년간 사실상 올스톱됐다. 새만금 내부개발 구상이 구체화된 것은 참여정부 때인 2007년께다.

이후 새만금의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선언한 이명박 정부는 2009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새만금위원회를 설치했지만 2015년까지 6년간 회의를 연 횟수는 15회에 그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새만금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2일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개발청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 출범했다.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새만금의 공간구상계획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회에 따르면 1991년 새만금 초기 구상안은 ‘100% 농수산중심개발’과 ‘농업식량생산기지 조성’을 목표로 했다.

참여정부 당시 토지이용구상안(2007년)의 농업용지 대 비농업용지 비율은 72대 48이었다가 토지이용구상안 변경안(2008년)에서는 그 비율이 30대 70으로 변경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명품복합도시 개발 구상’ 아래 동북아 경제중심시 조성을 가속화했다. 이후 2011년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땐 '창조적 녹색수변도시 구현'→2014년 새만금 기본계획 땐 '글로벌 경제협력 거점 육성을 위한 경제협력특구 도입'으로 세부안이 바뀌었다. 새만금 개발 방향의 일관성이 훼손됐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진 언급 이후 새만금 간척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새만금은 서울시 면적의 3분의2, 여의도 면적의 140배 규모다. 새만금이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새만금은 중국 서해안 경제거점인 다롄·옌타이·칭다오 지역과 근거리에 위치, ‘환황해권의 첨병기지’로 통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한·중 FTA 활용하라”··· 규제프리존·특별행정구역 대안

그 사이 새만금과 비슷한 시기인 1992년 개발에 들어간 중국의 푸둥은 1만7000개 안팎의 외국기업이 입주, 500억 달러 이상 투자 유치를 하는 데 성공했다.

새만금의 경우, 지난해 7월 일본 도레이사가 100% 출자한 원료생산 전문회사인 ‘도레이 첨단소재’가 새만금에 1호로 입주했지만, 지난해 7월 기준 새만금개발청이 체결한 89개사와의 양해각서 중 21개사가 투자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계 경제의 악화 등이 원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업선정자 선정 실패 △규제 프리존 등 투자환경 조성 미흡 △공급지 중심의 사업계획 등으로 환황해권의 지정학적 유리함을 활용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 등 협력적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며 “투자자의 창의적 개발을 위한 테스트배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4분기 기준, 전북의 외국인투자 기업은 전국 1만5583개 중 98개인 0.6%에 불과하다.

정치권에서도 새만금 특별행정구역 지정 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기자와 만나 새만금 활성화 대책에 대해 “중앙정부 직할 특별행정구역 설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한 보좌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7년 전남 무안에 ‘한·중미래도시’ 사업 추진 당시 중국 측은 ‘FTA 관세 혜택’과 ‘무역장벽’의 우회를 우리 측에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국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