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650석 선출하는 영국 조기총선 이틀 앞으로...주요 쟁점은?

2017-06-06 20:58
현재 집권 보수당은 하원 330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노동당은 229석
이민 정책·치안·안보·의료 복지, 경제·브렉시트 등 현안 다수
보수당 '압승' 여부 따라 브렉시트 방향에 영향줄 듯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에든버러 지역에서 조기총선 관련 보수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운명을 쥐고 있는 영국의 조기 총선이 8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런던 브릿지 차량 돌진 테러로 발생하면서 총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등 현지 언론을 참고해 이번 총선의 주요 쟁점과 향후 일정 등을 정리했다.

◆ 총선을 통해 선출하는 의원 수는?

영국 하원 의석수는 650석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전국 650개 선거구에서 각각 1명을 선출한다. 영국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어 있지만 상원은 소수의 세습 귀족들과 법관 등으로 구성돼 있어 따로 선거를 진행하지 않는다. 반면 하원 의원은 5년에 한 번씩 총선을 통해 선출한다. 현재 하원에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330석을 차지하고 있어 과반 의석(326석)을 넘었다. 최대 야당인 노동당은 229석이다. 

◆ 메이 총리는 왜 총선을 제안했나?

당초 영국 총선은 2020년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3년을 앞당겨 2017년 실시된다.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조기 총선 이유로는 △ 브렉시트 협상 앞서 의회 기반 강화 △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협상력 재고 △ 경제 안정 관련 국민의 정부 신임 확인 등이 우선 꼽힌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된다는 점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를 탈퇴하려는 국가는 나머지 EU 국가들과 최장 2년간 탈퇴 협상을 논의할 수 있다. 19일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되면 최소 2019년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총선을 실시하면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 이번 총선의 주요 쟁점은? 

집권 보수당과 야당 노동당 등은 이민 정책, 치안·안보, 의료 복지, 경제 재정 정책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총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총선을 닷새 앞둔 지난 3일 런던 브릿지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소프트 타깃' 테러가 일어난 만큼 안보와 테러 대응 문제가 총선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브렉시트 관련 영향이다. 메이 총리는 EU 단일 시장을 포기하는 강경한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밝혔다. 산업계와 금융계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노동당은 영국 내 비즈니스 환경 등을 고려해 단일 시장 접근이 가능한 '소프트 브렉시트'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선의 승리 여부가 브렉시트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여당 보수당은 '압승'할 수 있을까?

영국 총선에서의 '압승' 기준은 여당이 과반수보다 50석 이상 의석 수를 확정했을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 총리는 현재 획득 의석 목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치 경험이 많은 각료 사이에서는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보다 60석 이상을 얻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 조사상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에서 12%포인트 격차를 보인 가운데 보수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 경제를 바로잡는 데는 노동당보다 보수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수당이 압승 또는 승리하더라도 변수는 남아 있다. 당론과 상관 없이 각 당에 'EU 잔류파'와 '이탈파'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탈파' 쪽에서는 메이 총리가 압승할 경우 EU 탈퇴에 대한 영국 국민의 입장이 확실하다는 점을 어필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