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유통업계 지각변동…‘영역 파괴’ 경쟁 치열
2017-06-01 18:00
# 지난달 26일 중국 현지의 토종 대형 슈퍼마켓 브랜드인 롄화(聯華)마트의 주식 18%가 알리바바에 넘어갔다. 알리바바가 롄화마트의 2대 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롄화마트의 주가는 급등했다.
# 올 2월 쿠팡은 2010년 출시 당시 주력했던 ‘소셜커머스(SNS 기반 대량 할인구매)’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김범석 대표가 수년 전부터 밝혀온 ‘한국의 아마존’으로 도약하기 위해 ‘e커머스(온라인 상거래)’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의 유통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 파괴’다. 온·오프라인이라는 전통적인 판매 채널에 대한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영역 파괴는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인 e커머스 기업인 미국 아마존은 2015년 서점을 차린 데 이어 슈퍼마켓을 잇달아 열며 오프라인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도 올 2월 오프라인 유통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백화점·편의점·마트·약국 등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바이롄(百聯)그룹과 손을 잡았다.
반대로 오프라인에 속하는 중국 택배업계는 전자상거래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내 택배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순펑(順豊), 선퉁(申通), 위안퉁(圓通), 중퉁(中通)과 윈다(韻達) 등 5개사는 최근 1~2년 사이 모두 상장에 성공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특히 ‘택배왕’ 왕웨이(王衛) 순펑택배 회장은 자산 규모 267억 달러(약 30조원)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357억 달러)과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316억 달러)에 이어 중국 부호 3위에 올라섰을 정도다.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은 지난 10년간 급성장을 이뤄왔다. 2011년 이후 신장률만 매년 50∼60% 증가세를 이어가며 2014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됐다.
알리바바와 아마존, 중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유통 공룡’은 제3국인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도는 아마존, 동남아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먼저 인도는 인구수 12억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과 높은 인터넷 보급률로 세계 최대의 전자거래 시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의 승패가 곧바로 동남아시아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인도에 약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초 뭄바이에 첫 사무실을 열며 인도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알리바바는 아마존과는 다르게 직접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인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아마존을 견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앞서 다른 중국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 상품들을 인도 시장에 직접 판매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에 아마존에 맞서는 인도 현지 모바일페이 및 온라인쇼핑 스타트업인 페이티엠(Paytm)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5년 페이티엠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확보한 상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알리바바가 한 발 앞섰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의 지배 지분을 사들이면서 먼저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3월부터 라자다를 통해 중국 전자 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은 연내에 싱가포르 서비스를 론칭하며 추격전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이 활발한 국내 대기업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마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악재로 고전 끝에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이마트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며 중국 사업 중단 계획을 밝혔다.
정 부회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마트의 중국 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롯데그룹도 사드 부지 제공이 빌미가 돼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 결과에 따르면 99개의 롯데마트 중국 점포 중 3분의 1이 넘는 39개가 영업 정지를 당했다.
롯데마트 외에 현지 대형 마트들에 납품을 하고 있는 중간 거래상(경소상)들의 피해도 막심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서는 덩치가 커진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업체들과의 ‘안방 싸움’이 한창이다.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고객의 구입 경로에 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에 돌입했다.
소셜커머스는 만성 적자를 탈출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의 영역이었던 우유, 과일, 채소 등 신선제품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신선생’을 신설했으며 티켓몬스터도 올해부터 ‘티몬프레시’를 열었다.
쿠팡은 아예 탈(脫)소셜커머스를 선언하며 음식점 및 지역별 할인 쿠폰 등 지역(로컬)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쿠팡은 11번가, G마켓과 같이 직매입한 상품 판매(리테일)와 오픈마켓(다수 판매자 ·구매자 중개업) 등 e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올 2월 쿠팡은 2010년 출시 당시 주력했던 ‘소셜커머스(SNS 기반 대량 할인구매)’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김범석 대표가 수년 전부터 밝혀온 ‘한국의 아마존’으로 도약하기 위해 ‘e커머스(온라인 상거래)’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과 중국의 유통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 파괴’다. 온·오프라인이라는 전통적인 판매 채널에 대한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영역 파괴는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인 e커머스 기업인 미국 아마존은 2015년 서점을 차린 데 이어 슈퍼마켓을 잇달아 열며 오프라인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도 올 2월 오프라인 유통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백화점·편의점·마트·약국 등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바이롄(百聯)그룹과 손을 잡았다.
반대로 오프라인에 속하는 중국 택배업계는 전자상거래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내 택배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순펑(順豊), 선퉁(申通), 위안퉁(圓通), 중퉁(中通)과 윈다(韻達) 등 5개사는 최근 1~2년 사이 모두 상장에 성공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특히 ‘택배왕’ 왕웨이(王衛) 순펑택배 회장은 자산 규모 267억 달러(약 30조원)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357억 달러)과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316억 달러)에 이어 중국 부호 3위에 올라섰을 정도다.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은 지난 10년간 급성장을 이뤄왔다. 2011년 이후 신장률만 매년 50∼60% 증가세를 이어가며 2014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됐다.
알리바바와 아마존, 중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유통 공룡’은 제3국인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인도는 아마존, 동남아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먼저 인도는 인구수 12억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과 높은 인터넷 보급률로 세계 최대의 전자거래 시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의 승패가 곧바로 동남아시아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인도에 약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초 뭄바이에 첫 사무실을 열며 인도 진출의 신호탄을 알렸다. 알리바바는 아마존과는 다르게 직접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인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아마존을 견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앞서 다른 중국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 상품들을 인도 시장에 직접 판매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에 아마존에 맞서는 인도 현지 모바일페이 및 온라인쇼핑 스타트업인 페이티엠(Paytm)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5년 페이티엠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확보한 상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알리바바가 한 발 앞섰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의 지배 지분을 사들이면서 먼저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3월부터 라자다를 통해 중국 전자 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은 연내에 싱가포르 서비스를 론칭하며 추격전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이 활발한 국내 대기업들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마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의 악재로 고전 끝에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이마트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며 중국 사업 중단 계획을 밝혔다.
정 부회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마트의 중국 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롯데그룹도 사드 부지 제공이 빌미가 돼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 결과에 따르면 99개의 롯데마트 중국 점포 중 3분의 1이 넘는 39개가 영업 정지를 당했다.
롯데마트 외에 현지 대형 마트들에 납품을 하고 있는 중간 거래상(경소상)들의 피해도 막심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서는 덩치가 커진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업체들과의 ‘안방 싸움’이 한창이다.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고객의 구입 경로에 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에 돌입했다.
소셜커머스는 만성 적자를 탈출하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의 영역이었던 우유, 과일, 채소 등 신선제품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신선생’을 신설했으며 티켓몬스터도 올해부터 ‘티몬프레시’를 열었다.
쿠팡은 아예 탈(脫)소셜커머스를 선언하며 음식점 및 지역별 할인 쿠폰 등 지역(로컬)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쿠팡은 11번가, G마켓과 같이 직매입한 상품 판매(리테일)와 오픈마켓(다수 판매자 ·구매자 중개업) 등 e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