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띄운 외국인 덜 오른 코스닥 쓸어담나
2017-05-31 16:30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코스피를 사상 최고로 끌어올린 외국인이 코스닥으로 눈을 돌린다. 조심스럽지만 코스닥이 70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에만 코스닥에서 525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닥은 628.24에서 652.02로 3.79%(23.78포인트) 올랐다. 반면 이달 기관은 코스닥에서 450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도 903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이끈다는 얘기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주가 많이 오르면서 가격부담이 심해졌다"며 "상대적으로 가격 이점이 있고 새 정부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코스닥에 외국인 자금이 몰린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스피는 올해 들어 15.84%(320.9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형주지수는 17.20%(334포인트) 올라 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대형주만 6조625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5월 전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1월에는 14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2~4월에도 달마다 평균 약 17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 주식을 팔면서 코스닥 비중을 늘린다. 코스피와 대형주가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일부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을 351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였다. 특히 대형주를 3815억원어치 팔았다.
중소기업 살리기나 내수진작 같은 새 정부 정책이 코스닥을 주목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을 꼽기도 했다. 코스닥에도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대거 분포됐다.
조승빈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하반기에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며 "코스닥이 연말까지 완만히 상승하면서 71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관이 아직 코스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아 상승세가 강하지는 않다. 다만 과거 전례로 볼 때 지수가 일정 수준까지 상승하면 추격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조승빈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수가 상승하기 전 미리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보수적인 기관은 680선을 전후로 추격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기관은 2015년에도 코스닥이 700선을 넘어서자 본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그해 5월 27일부터 약 두 달 동안 1조44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 무렵 지수는 770선에 바짝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