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 "韓, 성장률 높은 동남아 투자 저조…EU‧미‧일‧중에 뒤져"

2017-05-31 09:37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 불확실한 세계 경제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중국과 인도를 이을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기업인수·합병(M&A) 규모면에서 EU와 미국, 일본, 중국에 뒤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언스트앤영)의 보고서 ‘아세안의 재발견’(Rediscover ASEAN)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아세안 FDI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 및 국가는 유럽(17%), 일본(15%), 미국(11%), 중국(7%) 순이었으며, 한국은 5%에 그쳤다.
 

M&A는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국가들이 주도했지만, 한국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의 M&A 거래액은 330억 달러, 중국은 290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40억 달러에 그쳤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와 기업인수·합병(M&A)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아세안의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아세안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1.5% 성장했다. M&A 거래액도 2011년~2016년 기준 연평균 870억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87%가 5년 안에 아세안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호주 기업은 86%, 유럽 기업은 85%에 달했다.

중국은 2020년 아세안과의 무역 규모가 1조 달러(약 1118조원), 투자 규모는 1500억 달러(167조7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국들이 이처럼 아세안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세안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EY는 분석했다. 향후 5년간 아세안 국가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5.1%에 달하며, 이중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는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EY는 아세안의 빠른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에의 투자가 증가해, 2025년까지 연간 11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투자 부문으로는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운송,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보기술(ICT) 등이 꼽혔다.

비크람 차크라바티(Vikram Chakravarty) EY 아세안 재무자문본부 리더는 “아세안의 강한 펀더멘탈과 소속국가들의 경제 발전 정도 차이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며 국가별, 산업별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의 재발견(Rediscover ASEAN)은 아세안의 경제 성장과 투자 동향, 향후 전망과 기회 등을 분석한 보고서로, 아세안 결성 50주년을 맞아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