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키즈위크 구상 "빛좋은 개살구" "그림의 떡" 반발 거세

2017-05-28 17:59

[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일본이 소비 진작을 위해 내놓은 '키즈위크' 정책이 발표 초기부터 거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정부가 내놓은 '키즈위크'는 전국 초중등학교의 여름·겨울방학의 일부를 학기 중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여름방학 혹은 겨울방학의 5일을 봄이나 가을 학기 중 사용하도록 하며, 각 지자체별로 사용 시기를 다르게 해 휴가를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 비수기인 봄, 가을에 노동자들이 장기 휴가를 받는 것을 장려하면서, 근무 환경도 개선하고 소비를 진작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8일 "정부가 내놓은 키즈위크 정책이 공표 직후부터 심한 야유를 받고있다"면서 "정시 퇴근도 아직 자리잡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장기간 방학만으로 가족들의 시간이 늘어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휴일을 늘린다는 명분 하에 만들었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조차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키즈위크 역시 구호성 정책에만 그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2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월 1회 또는 2개월에 1회, 월말 금요일 오후 3시에 업무를 종료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저녁시간을 이용해 쇼핑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소비를 증대시키는 것을 정책 목표로 내걸었다. 

마이니치 신문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퇴근이 가능한 기업은 여전히 많지 않다면서 도쿄 중심가에서도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의 효과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부모들에게 장기휴가를 장려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쉽사리 협력에 나선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만 방학을 맞게 될 경우 오히려 맞벌이 부모들의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가 없는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커다란 문제로 부각된다. 아이의 방학에 맞춰 부모들이 휴가를 내면 아이가 없는 노동자들이 남은 업무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컨설팅 회사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코무로 요시 사장은 "유급 휴가는 원래 자식의 유무에 관계없이 주어야 하는 것으로, 키즈위크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아이가 있는 가정만이 유급휴가를 가질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었다"면서 정부의 정책 발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검색사이트에서 설문조사에서도 참여자 14만명 중 반대가 무려 64%에 달하며 찬성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제일생명경제 연구소의 마토 야스코 선임 연구원은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주도로 정책을 우선적으로 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키즈위크가 있으면 유급휴가를 쓰기가 훨씬 수월해 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