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2300선 뚫은 코스피 "랠리는 이제 시작"

2017-05-22 16:56

코스피 종가가 사상 처음 2300선을 돌파한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2층 전광판 앞에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지수는 이날 하루 만에 0.68% 오른 2304.03으로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 종가 기준으로 마의 2300선을 뚫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속에 외국인이 투자심리를 달궜다. 주요 증권사는 2300선 돌파에 이어 연내 2500선 안팎까지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노믹스 기대에 외국인 러브콜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55포인트(0.68%) 상승한 2304.03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단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 지수다. 직전 최고치는 11일 기록한 2296.37이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1515조797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전 거래일보다 12.20포인트(0.53%) 오른 2300.68로 장을 열었다. 코스피가 장중 2300을 넘은 것은 10일과 16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장중 기관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2290대 후반으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되올렸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592억원, 89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이 289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여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 정부 경제정책인 'J노믹스'가 주목받고 있다. 

한·중 갈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트럼프 스캔들'에 미끄러졌던 미국 증시도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 출범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소비재 주식이 유망주로 대거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연내 2500선 돌파에 무게

코스피가 얼마나 더 오를지가 관심사다. 단기적으로 제시돼 온 목표지수인 2300선은 이미 넘어섰다. 주요 증권사는 연내 2500선 돌파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때그때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상승 추세 자체는 줄곧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 불과해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가 제시한 연내 코스피 전망치는 2580선이다.

KB증권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랠리 기대감이 커졌다면서 코스피 전망치를 2350∼2450선으로 내놓았다. 얼마 전 홍콩 CLSA증권은 '코스피 4000으로 가는 길을 다지는 문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도 내놨다.

이 증권사는 "코스피가 새 정부의 임기 말인 2022년에 400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LSA도 우리 증시가 저평가돼 온 점을 근거로 댔다.

물론 막연한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한다. 코스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박과 과열 국면 진입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가격이 선진시장보다 최근 3년 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20%를 넘었다.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실적 발표 기간이 끝나 증시도 다소 힘을 잃은 모습"이라며 "외교와 경제 등 정책적인 이슈, 북핵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