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칼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 보다 더 차분하고 냉정해져야 한다

2017-05-22 15:36



 

[김상철 ]

[김상철 前 KOTRA 베이징/상하이 관장] 우리 무역에 있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올들어 세계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3년 만에 글로벌 무역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하여 신흥국들의 경기도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도 7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순풍을 타고 있다. 한마디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베트남, 인도, 호주,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의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공히 두자리 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고무적이다. 수출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만 중국의 보복 카드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 어느 한쪽 시장에서 문제가 터지더라도 다른 시장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수출 시장 구조로 빠르게 재편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중국을 극복하는 길이고, 갈등이 생기더라도 중국에 대해 비교적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해나갈 수 있다. 단지 중국에 대한 수출을 늘려나가되 수출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자국 국익 극대화를 위한 경쟁국들의 행보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국내 ‘일자리 챙기기’일변도에서 벗어나 해외 비즈니스에 시동을 걸었다. 한동안 코너에 몰아세웠던 중둥의 맹주이자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다시 추켜세우면서 이익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지난 5월 중순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一带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 포럼’을 개최하면서 중국의 패권 야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오는 연말 1기를 마감하는 시진핑 정권의 최대 치적으로 몰고가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중국의 진주목걸이 야심에 일본-미국-호주-인도를 연결하는 ‘다이아몬드’ 맞불 전략을 놓고 있다. 그러나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심리도 편하지가 않다. 포용력이 결여된 중국의 지나친 욕심이 주변국들의 미온적으로 반응 혹은 경계심을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인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의 중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이번 일대일로 포럼에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유럽 7개 회원국 중 이태리만 참가하는 등 반응이 시큰둥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 이하로 하락하면서 일대일로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저런 상황을 보면 한국에 대한 중국의 기류 변화 움직임에 대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 보다는 왜 차분하면서도 냉정하게 대해야 하는지를 납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