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서 가장 행복했던’ 최경주 “아이들에게 메시지 전달하고 싶었다”
2017-05-17 18:01
최경주는 17일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2017 재능기부 프로암 ‘행복나눔 라운드’에 참가했다.
최경주는 고향 완도 출신인 이소미(18·금호중앙여고)양, 김동민(19·영신고) 군과 함께 라운드를 했다. 두 선수 모두 최경주와 인연이 있다.
최경주는 “소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완도에 방문했을 때 초등학교 골프 연습장에서 클리닉을 했었다. 매년 한다. 앞으로 성장할 때 그립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립을 가르쳐 줬다. 동민이는 최경주 재단 면접 때 만났다”고 회상했다.
1998년생인 이소미 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최경주의 경기 모습을 TV를 통해 처음 본 후 골프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17일 최경주를 다시 만난 이소미양의 “저 기억하세요?”라는 질문에 최경주는 “너무 이쁘게 커서 못 알아봤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소미 양이 버디를 하자 "역시 완도야"라며 농담을 건냈다.
우상 앞에선 주니어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초반 3홀에서 3,4언더파를 줄여 나갔다. 천하의 최경주도 긴장했다. 최경주는 “자칫 하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프로암 대회에서 이렇게 집중한 적은 처음이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최경주는 이날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최경주를 집중하게 한 것은 스코어가 아닌 목표 의식이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 최경주는 실제 경기 같은 분위기로 라운드를 이끌었다.
최경주는 “아이들이 정말 잘 한다. 이제는 스윙을 다듬는 단계는 넘어섰다. 심리적인 상태에서 오는 변화를 어떻게 공에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압박을 느끼면 소리가 달라진다. 그래서 경기 같은 분위기로 하루를 끌고 갔다. 아이들이 많이 느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동민군에게는 공을 칠 때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조언에는 선수들이 큰 무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이소미는 2017 NSW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KLPGA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도 공동 4위에 올랐다. 김동민 역시 2017 NSW 아마추어 챔피언십 매치 4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선수 모두 현재 국가대표다.
최경주는 “주니어 선수가 10만 명이 넘는다고 들었다. 이들 중에 월드챔피언십에 나가는 140명 안에 드는 것은 힘들다. 거기서 우승하는 것은 더 힘들다. 자신이 이들과 비교했을 때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국가대표 선수가 된 후에는 성공하는 비율은 0.1%도 안 된다. 성인이 된 후에는 자기 관리, 훈련 등이 더 중요하다. 지금부터 더 자신에게 집중하고, 수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최경주는 인사 같은 기본부터, 친구들 선후배와의 관계, 골프장 잔디 사랑하는 법 등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
최경주는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고,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본인이 선택을 해서 골프를 하고 있는 중이고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면, 보다 효과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이 선수들이 큰 무대로 가서 한국의 힘을 알렸으면 좋겠다. 내가 PGA 투어에서 8승을 했는데 후배들은 10승, 20승도 할 수 있다. 나보다 더 재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 자리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행복나눔 라운드’에서 가장 행복했던 이는 최경주였다.
“신선했다는 말이 골프장에서 맞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했다. 아이들에게 ‘이런 것이 구나’라고 분명히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다. 재밌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