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세종시 이전 가능성에 금융위 분위기 '뒤숭숭'

2017-05-17 18:00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금융위원회가 술렁이고 있다. 9년 만에 조직이 쪼개질지 모르는 중차대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에서 금융정책과 감독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일부 직원들은 세종시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선언한 '광화문 시대'도 금융위 직원의 거처를 불분명하게 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서울청사 내부에 빈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왜 대통령이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청사에는 금융위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통일부 등도 입주해 있다. 현재 공실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방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금융위는 프레스센터에서 청사로 들어온 지 겨우 1년밖에 안 됐다.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가 사용하던 정부서울청사 15~16층에서 지난해 5월 관계자들이 입주를 준비하는 모습. [연합뉴스]
 

또 다른 금융위 간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지만 마음이 뒤숭숭한 건 어쩔 수 없다"며 "세종으로 이전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짜는데 답이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KTX·SRT 등으로 인해 1일 생활권이 열렸다고 하지만 하루에 왕복 4시간은 부담이다. 그렇다고 아예 세종시로 내려가자니 재정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아예 기획재정부나 공정거래위원회처럼 초기에 내려왔으면 모를까 지금은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집에 자녀 중 학생이 있는 사람은 더 심란하다. 학업의 연속성과 학군 문제 등으로 인해 꼼짝 없이 주말부부가 되게 생겼다. 이 경우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할 뿐 아니라 생활비도 두 배로 감수해야 한다.

금융위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건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