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거부감에서 호감 급반전, 사드보복 거두나
2017-05-17 12:15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완화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중국 내 한국에 대한 분위기 역시 거부감에서 호감으로 급반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40분 동안 통화했다. 통화에서 시 주석은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박병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13일 중국을 방문했다. 이날 저녁 시 주석은 박병석 의원을 10분여 접견했다. 그리고 18일 이해찬 대통령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 취임 1주일 새 한·중 양국 간에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전개되면서 현지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지고 있다. 이어 사드 보복조치 역시 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로는 △문화분야에서 한류 규제 △유커 한국방문 억제 △롯데에 대한 제재 △인민들의 반한감정 고양 등 크게 네 가지다.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조치를 해제하는 적극적인 신호는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양국 고위급에서의 분위기가 호전됨에 따라 제재가 완화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위성TV가 제작한 드라마 ‘환러송(歡樂頌)’ 시즌2의 중간광고로 한국 배우 송혜교씨를 모델로 한 라네즈 화장품 광고가 지난 14일부터 방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산 콘텐츠 규제를 핵심으로 한 ‘한한령(限韓令)’을 방송사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내려보내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 방영을 금지시킨 바 있다.
중국 3대 음원사이트인 QQ뮤직에선 지난 3월을 전후해 사라졌던 K-팝 차트가 다시 등장했다. QQ뮤직은 CJ E&M의 음원사이트 엠넷과 제휴해 K-팝의 최신 흐름을 보여주는 K-팝 차트를 제공하다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국의 대표 창작 뮤지컬인 ‘빨래’는 사드 보복 조치 여파로 중국 공연이 무산됐다가 다음 달 23일부터 베이징 다윈극장에서 공연하기로 했다.
롯데에 대한 제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개 점포 가운데 여전히 74개는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에 따른 강제 영업정지 상태이고, 13개는 자율휴업 중이다. 전체 점포의 90%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머지 12개도 사실상 손님 발길이 끊겨 거의 휴점 상태다. 영업정지가 풀린 것은 아니지만, 현지 소방당국이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말하는 등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으며,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두 달여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한국방문 억제책 역시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를 준비하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국 현지 지사를 운영하는 여행업체 관계자는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풀리면 바로 관광상품을 중국인들에게 팔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중국인의 여행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