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 홍준표 ‘바퀴벌레 발언’에 집중 성토···당내 갈등 절정

2017-05-17 11:48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자유한국당의 당내 갈등이 의원총회를 통한 봉합 하루 만에 폭발했다. 한국당 중진의원 14명은 17일 오전 중진회의를 열고 홍준표 전 지사의 ‘바퀴벌레’ 발언 등에 대해 맹비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소위 대탕평 인사를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요직의 인사는 대탕평과 거리가 멀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건 당내 탕평이지 국내 또는 국민적 탕평이 아니다”라고 대여 투쟁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홍문종 의원은 “솔직히 대선 전에 한국당이 선거비용 보전을 받느냐 마느냐하는 상황에서 24%까지 끌어올린 데 대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홍 전 지사가 당원에 대해 바퀴벌레라고 하면서 페이스북에 썼다니 이게 제정신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선거운동하면서 목이 터져라 화합을 얘기했는데 바퀴벌레라고 말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대선에서 저희가 24%를 얻었다는 것이 잘한 건 아니다”라며 “오히려 최대 표차로 진 것에 대해 우리의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팔아서 친박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에 슬금슬금 기어나오고 있다”면서 “당권이나 차지 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 참 가증스럽다”고 힐난했다.

이어 “차라리 충직스러운 이정현 의원을 본받으라”며 “다음 선거 때 국민들이 반드시 그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