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 상호 내걸고 호텔 운영…법원 "상표권 침해"

2017-05-16 05:00

"동일한 상호 사용은 일반인 오인하게 하는 행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호텔인 조선호텔과 동일한 상호를 다른 호텔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윤태식 부장판사)는 서울 중구에 있는 '신세계 조선호텔'이 충주 수안보면에 위치한 '조선호텔'을 상대로 "동일한 상호를 이용하지 말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조선호텔' 상호를 이용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신세계 조선호텔의 영업으로 오인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가 상호에 축적된 양질의 이미지나 고객 흡입력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를 사용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의 서비스표(로고)에 적힌 '조선', 'CHOSUN' 문구가 신세계 조선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하는 상표라고 판단했다. 상표권 인정에 근거가 되는 '식별력'이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가 '조선호텔'로 등록한 법인등기를 말소하고, 간판·전단지·영업장 내 가구 및 집기·종업원 유니폼·명함에 표시된 서비스표를 폐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선' 또는 'CHOSUN'이 포함되는 모든 서비스표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신세계 조선호텔의 요구는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세계 조선호텔은 1967년 '조선호텔'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다가 2013년에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충주에 있는 조선호텔은 2011년 설립됐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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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