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 100명이 멕시코 취재진 살해협박…카메라 등 장비 강탈

2017-05-15 03:53

보안작전 취재하려고 이동하던 기자 7명 고속도로서 살해 협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남부 지역에서 100여 명의 무장괴한이 언론인들에게 살해 협박을 하고 카메라 등 취재장비를 강탈했다고 라 호르나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 호르나다 소속 기자 2명을 포함한 7명의 취재진이 전날 게레로 주 산 미겔 토토라판 시에서 진행된 군경의 보안작전을 취재하려고 이동하던 중 무장괴한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

산 미겔 토토라판 시는 최근 마약갱단간의 전쟁으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정한 곳이다. 지난 11일 총격전이 벌어져 8명이 사망한 뒤 군경이 진입을 시도했으나 자경대와 주민들이 타이어와 차량을 불태워 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무장괴한들은 알타미라노와 이괄라 시를 오가는 고속도로에서 취재진이 탄 2대의 스포츠유틸리티(SUV)차를 강제로 정차시킨 뒤 카메라, 휴대전화, 개인 소지품 등과 차 한 대를 강탈했다.

무장괴한들은 취재진 중 일부를 구타하고 불태워 죽인다고 협박하면서 억류한 뒤 차 한 대를 타고 이동하도록 했다고 라 호르나다는 전했다.

연방검찰은 표현의 자유 저해 범죄 부서가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게레로 주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마약 갱단의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괄라 시는 2014년 43명의 교대생이 지역 경찰에 체포된 뒤 마약 갱단에 넘겨져 실종된 곳이다.

마약범죄가 판을 치는 멕시코는 치안이 불안해 관광객, 일반 시민은 물론 비판적인 언론인이 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다.

올해 들어서는 3월 이후 2개월 남짓한 기간에 언론인 6명이 비판적인 보도 등을 이유로 무참히 살해됐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언론인이 많이 살해되는 나라다. 언론자유 지수 순위도 180개국 중 147위에 그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99명이 비판적인 보도 탓에 피살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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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