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로또 복권 당첨 예상번호를 제공한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챙긴 복권 사이트 운영자들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복권 당첨번호를 제공한다며 돈을 받은 혐의로 복권사이트 운영자 유모씨(39)와 프로그래머 황모씨(36) 등 14개 복권사이트 운영자·관계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로또 예측 사이트를 차려 회원 1만여명에게 가입비 명목으로 총 49억5000만원을 챙겼다.

가입비는 회원 등급에 따라 무료에서 최대 660만원까지지만, 유씨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무작위 로또번호 생성기로 만든 로또 번호를 등급 구분 없이 회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황씨는 유씨 지시에 따라 당첨되지 않은 로또 복권 사진을 포토숍 등 사진편집 프로그램으로 조작해 당첨 영수증인 것처럼 사이트에 게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회원들이 허위 당첨 후기를 보고 가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의자 중에는 복권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방송 등에 출연한 조모씨(49)도 들어 있다.

조씨는 회원들에게 당첨 예측번호를 제공하겠다며 1억4000만원을 가로채고 당첨 기법을 전수한다며 수업비 명목으로도 1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업체들은 로또번호 분석 프로그램이 있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1, 2, 3, 4, 5, 6'과 같은 연속숫자나 이전에 한번 당첨됐던 번호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는 기능만 있고 당첨번호를 예상할 기술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체는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광고했으나 조사 결과 '복권 마킹용 펜'과 관련한 특허일 뿐이었다.

경찰은 통계학자 등 전문가 문의 결과 당첨예측 프로그램은 과학적·수학적 근거가 없고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