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첫 통화…4강 정상외교 복원 본격 시동

2017-05-11 19:1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걸려온 대통령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미국, 중국, 일본 정상들과 연쇄 통화하며 4강 정상 외교 복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한 데 이어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잇따라 처음으로 통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조만간 통화를 하게 되면 취임 이후 곧바로 4강 주요 정상들과 접촉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북한 핵문제와 주한미군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으로 요동치고 있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당사국인 우리나라가 조정자로서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중국에 조속히 특사를 보내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4강 주요 당사국들과 북핵과 사드 문제를 적극 논의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40분간 이뤄진 시 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북핵 문제 해결은 포괄적·단계적으로 하며 압박·제재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도 궁극적으로 북한을 핵폐기를 위한 협상장으로 이끄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시 주석은 그동안의 기본입장을 표명했으며,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며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야 사드 문제 해결이 더 용이해질 것"이라며 사드와 북핵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이른 시일내 특사를 교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 국민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디 인도 총리와도 통화를 하고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한편, 문 대통령이 미·중·일 정상들과 “빠른 시일 내 직접 만나자”는 데 공감하면서 올 상반기 내 연쇄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가에선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이 내달 중 워싱턴을 방문, 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문 대통령의 공식적인 국제외교무대 데뷔전으로서, 4강 정상 외교 복원과 북핵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