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참패한 국민의당 명운은…박지원 "지도부 총사퇴"
2017-05-16 16:45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번 19대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당은 지도부 총사퇴로 쇄신에 나선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도 당분간 행보를 자제할 계획이다.
특히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 참패한 것을 당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벌써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 또는 민주당으로의 회귀 등의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해단식을 열고 선거운동에 나섰던 이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다.
그는 "현 원내대표 임기가 완료되고 다음 주쯤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위임해 현 상황을 풀어가자"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1일 오전 중으로 당 최고위원과 소속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의결이 되면 곧바로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후보는 "재충전의 시간을 당분간 가지겠다"는 대답만 반복하며 말을 아꼈다. 이미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만큼 당분간 국정운영의 흐름을 지켜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은 호남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호남권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몰표를 몰아주면서 국민의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의 규모와 세력기반 강화를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또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박 대표는 기자들에게 "당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알지만 (자세한 것은) 모른다"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거기에 부화뇌동하거나 같이 블루스를 추면 끝나는 거다. 현재 당내 결속과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어떻게 문 대통령과 협력하고 견제할 것인지를 잘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