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은 '비선 실세' 최순실 모녀에 대한 삼성 측의 '승마 지원' 경위를 밝히기 위한 증인신문이 이뤄졌고, 정유라씨가 탄 말과 관련한 주요 결정을 모두 최씨가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10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는 비덱스포츠 직원이었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경부터 10월경까지 비덱스포츠와 비덱타우누스 호텔에서 관련 업무 등을 맡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씨가 말에 대한 모든 계약 결정을 주도해 말이 최씨나 정씨의 소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씨의 지시로 자신이 말값을 송금했다고도 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6일 비덱 명의 하나은행 독일 계좌에서 말에 대한 대금을 송금했다.

특검은 이러한 말값이 삼성의 후원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특검 측은 이날 지난 1월 특검조사 당시 김씨가 진술했던 "삼성이 최순실의 요청에 따라 정유라를 위해 말을 사준 것 같다"는 내용을 근거를 앞세워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우회적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명마를 대신 사줬다고 주장했다.

윗선의 지시를 받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승마협회 부회장)가 덴마크로 건너가 마필 소유권에 관해 논의한 뒤 삼성에서 말을 매각한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앞서 진행된 특검조사 전까지는 '삼성에서 말을 사줬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특검이 제시한 정황을 듣고 '맞는 얘기인 것 같다'고 동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제시한 주장과 상반된다.

삼성 측은 변호인은 "증인은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 모르고 있으며 특검의 일방적인 설명을 듣고 추측한 내용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블라디미르의 소유권은 최씨가 아닌 삼성에 있었고, 비덱과 헬그스트란드 사이의 계약은 최씨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삼성 측의 항의로 성사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