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과학원 "부동산 급등 없다", 베이징 중개업체 '우르르' 문 닫아

2017-05-10 11:15
중국 사회과학원 "상품방 가격 상승 전년 10%에서 올해 1% 그칠 듯"
규제 강화에 베이징 등 1선도시 중심 투기 열기 급격히 냉각
부동산 중개업체 롄자 베이징 지점 87곳 문 닫아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각종 규제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수도 베이징 등 1선도시를 중심으로 중국 부동산 투기 열기가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도 올해 중국 상품방(매매가능한 모든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회과학원 도시발전·환경연구원 등이 9일 ' 2017 부동산 청서- 중국부동산 발전보고서'를 발표하고 상품방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의 10%에서 올해 1%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10일 보도했다.

이번 총서 작성을 주도한 왕예창(王業强) 총편집은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주택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밝힌 만큼 올해 부동산 정책은 투기 행위와 금융 리스크 확대를 억제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화당국이 '온건·중립'의 통화정책 운용을 선언했고 여기다 최근 중국 성장률이 둔화되고 경제 펀더멘털에도 변화가 일고 있어 최근의 과열 양상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성장률과 소득 증가율 둔화는 부동산 시장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올해 상품방 주택의 경우 판매면적이 전년 동기대비 5~10%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수도 베이징이 앞장서서 강력한 투기 억제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부동산 중개업체 롄자(鏈家)가 최근 베이징 내 300여개 지점 영업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최근 롄자는 불법영업 등을 이유로 베이징 내 영업점 87곳의 문을 닫았다.

롄자 관계자는 북경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300곳이 될지는 확실치 않으나 최근 베이징 당국이 시장 과열 통제에 힘을 키우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롄자에만 해당되는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워아이워자(我愛我家), 팡톈샤(房天下) 등 중개업체 관계자는 "최근 조건과 상황에 맞지 않는 지점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10개 이상의 부동산 투기 방지 조치를 쏟아냈다. 주택담보 대출 계약금을 인상하고 대출 상환기간 축소, 대출 금리우대 축소 등으로 자금줄을 조였다.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1일을 시작으로 베이징 일부 은행에서 2주택 보유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준금리의 120%로 상향했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의 효과는 4월 들어 뚜렷해졌다. 4월 온라인 계약으로 거래된 신규주택은 총 2767채로 3월 대비 9.9%, 전년 동기대비는 48.9% 급감했다. 기존주택의 경우 1만6902채로 전월비 35%, 전년 동기대비 36%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베이징 기존주택 가격도 하락했다. 워아이워자의 통계에 따르면 4월 베이징 기존주택 가격은 1㎡당 6만3741위안으로 전월비 6% 떨어졌다.

베이징의 이러한 변화는 다른 1, 2선도시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5월에만 정저우, 우시, 상하이 등이 부동산 투기 추가 억제책을 내놨고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베이징 등에 이어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모든 1선도시가 주택대출금리를 인상했고 충칭, 푸저우, 쑤저우, 샤먼, 난창, 닝보 등 전국 35개 도시 533곳 은행 중 122곳이 첫 주택대출금리를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