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책 읽는 부평 대표도서 선정작 <블랙아웃>이 극단 십년후와 만나 연극으로 재탄생

2017-05-10 07:56
어린이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인천 지역을 주무대로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는 극단 십년후가 가정의 달 5월, 온 연령대가 볼만한 작품 <블랙아웃>을 오는 17일(수) ~ 21일(일)까지 5일간 부평아트센터의 대극장에 올린다.

대정전의 상황을 주제로 에너지 문제와 약자에 대한 사회의 태도를 무겁지 않게 다뤄 가정의 좋은 대화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 십년후가 2017년 신작으로 내놓는 연극 <블랙아웃>은 박효미 동화작가의 동명의 동화를 원작으로, 일주일 동안 일어난 가상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다룬 이야기다.

초등학생 동민이와 고등학생 동희 남매가 부모님이 해외 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맞게 되는 초유의 대정전(블랙아웃)사태로,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일련의 사건들을 세련된 디자인의 무대장치와 최첨단 영상효과를 동원해 더욱 치밀하게 묘사한다.

폭염 속에 도로는 마비되고, 상점들은 영업을 포기한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비상등이 꺼지며, 물과 가스도 끊긴다. 어린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허술한 사회 시스템과 위기에 몰려 이기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모습들, 양심을 버리고 본분을 잊고 마는 사람들... 재난 속에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그림처럼 보여줄 것이다.

어느 샌가 ‘전력난’이라는 단어가 친숙해진만큼 대규모 정전 <블랙아웃>이 당장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실제 지난 2003년 미국과 캐나다 동부의 대정전 사태로 특히 뉴욕에서는 교통 수단이 마비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일이 벌어졌고, 우리나라는 2011년 무더위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해, 대정전의 대비책으로 지역별 순환 정전을 시행하면서, 부산 지역의 경우 700여개의 신호등이 동시에 꺼져 교통대란을 겪기도 했다.

극단 십년후의 송용일 대표는 “극한의 상황에서 나오는 이기적인 모습들... 폭동으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군중심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줌으로서 문제의 심각성을 제시 하고자 한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고 또한 “미래에 일어날 상황을 예견하고 예방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연극 <블랙아웃>은 재난이라는 소재를 무대 위로 옮기면서 날카롭고도 가볍게 풀어낸 공연으로써 원작의 타킷이었던 초등학생은 물론 청소년과 직장인, 노인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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