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산불로 축구장 700개 면적 잿더미…작년 연간보다 많아

2017-05-10 06:11

올해 1월부터 산불 벌써 448건…작년 연간 발생 건수는 391건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경북 상주와 강원 강릉, 삼척 일대가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올해 발생한 산불이 지난해 연간 발생 건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8일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448건이다.

작년 한 해 발생한 총 건수(391건) 보다 14.5% 많은 수준이다.

산불은 주로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 산불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산불로 인한 총 피해 면적은 236㏊다.

하지만 여기에는 270ha(산림청 9일 잠정집계 기준)에 달하는 삼척 지역의 산불 피해 면적이 포함되지 않았다.

삼척의 산불까지 공식 집계에 포함하면 총 피해면적은 지난해 연간 피해 면적(378㏊)보다 33%나 많은 500㏊를 웃돌게 된다. 올해 들어서만 축구장 700개 면적가량이 잿더미가 된 셈이다.

특히 삼척의 경우 피해 면적이 100㏊를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됨에 따라 산림청이 올해 초 목표로 내걸었던 '4년 연속 대형산불(피해 면적 100㏊ 이상 산불) 제로화' 목표의 달성이 어려워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유난히 건조한 날씨 등 이상 기후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불이 빠르게 확산해 피해가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 발생 원인별로는 등산객 등의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나는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132건으로 전체 발생 건수의 30%로 가장 많았다. 입산자에 의한 실화는 등산객이 산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낸 경우 등을 포함한다.

3건 중 1건꼴로 담배꽁초 등으로 인한 작은 불씨가 화근이 된 셈이다.

이번에 대형산불이 발생한 강릉과 삼척 역시 입산자 실화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어 고의로 불을 내는 방화나 용접 중 실화, 무속행위 등이 포함된 '기타'가 103건이었고 쓰레기소각이 77건, 논밭두렁 소각 76건, 주택화재가 옮겨간 사례 25건 등이었다.

산속이 아닌 산림 인근 도로변 등에서 담뱃불을 던지거나 꽁초를 버려 불이 난 경우를 의미하는 '담뱃불에 의한 실화' 역시 17건이었다.

이 밖에 지역별 산불 발생 건수는 경기도 136건(30%), 강원도 73건(16%), 경북 47건(10%) 등 3개 지역에서 전국 산불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산에서는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커다란 불길로 번질 수 있어 평지에서보다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낙엽 등이 많은 산속에서는 작은 불씨라도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옮겨붙게 된다"며 "담뱃불을 발로 비벼 껐다고 생각하더라도 작은 불씨로 남아 있다가 대형 산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홍보와 처벌 강화를 병행해 입산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등산객들은 불씨가 될 수 있는 성냥이나 라이터 등을 휴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속이 아닌 근처에서라도 불똥이 바람에 날려 불길로 번질 수 있으므로 쓰레기 소각 등을 할 때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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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