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매체들, 한국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주목(종합)

2017-05-10 01:53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언론들은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주목했다.

진보 성향의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과의 대화를 선호하는 진보 정치인 문재인 후보가 승리해 북한과의 화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가디언은 "문재인 당선인이 최근 수주일 간의 북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 고조 국면 이후에 보다 회유적인 대북 접근을 촉구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당선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신이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창했던 보다 회유적인 대북 접근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개성공단 재개 협상과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뜻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가디언은 보수 진영에서 대북 화해 접근은 한미동맹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하지만 문재인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은 두 사람이 대북 입장과 관련해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다만 문재인 당선인은 미국으로부터 대북정책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바람을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과 긴장완화를 주창한 후보가 당선됐다'는 제목으로 "한국민이 북한과 대화를 주창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는 미국과의 긴장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외적으로는 문재인 당선인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점증하는 마찰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문재인 정부는 대북 태도에서 실질적인 이동을 의미한다"며 "그의 정책은 북한과 접촉을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지난 10년간의 제재 강화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또 "문재인 당선인은 사드 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한 뒤 "지난 9년간 한국과 미국은 대북 제재와 고립 강화에 보조를 맞춰왔다. 이는 문재인의 길이 아니다. 그럼 도널드 트럼프의 길인가?"라고 반문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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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