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日언론 "노무현 그림자·인권변호사, 대통령 됐다"
2017-05-10 01:12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언론들은 9일 밤 일제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문 당선인의 개인적인 면모에서부터 향후 한반도 상황과 한일 관계 등을 전망했다.
NHK는 문재인 당선인의 승리 배경으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해 지금까지의 정치에 실망해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NHK는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을 살려 진보 지지층을 확고하게 하면서 노무현 정권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정치경험을 내세우며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해 폭넓은 지지를 모았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인터넷판 기사에서 문재인 당선인에 대해 "문제아에서 인권변호사로, 그리고 대통령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고교시절 문제아였다가 대학생 시절 박정희 정권에 대항하는 시위를 주도하다가 체포됐던 과거를 소개하는 한편, 사법시험을 본 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공동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열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이력을 상세히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문 당선인에 대해 "스스로 과도한 진지함과 결벽증이 단점이라고 분석했을 정도로 고지식하고 착실하다"고 소개하며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노무현의 그림자로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처럼 문 당선인의 개인적인 면모를 소개하면서 그가 위안부 한일합의에 대해 재협상을 주장했고 작년 7월 독도에 방문한 사실을 알리며 향후 한일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9년만에 좌파정권이 집권하게 됐다"며 "문 당선인은 공약으로 한일합의의 백지화와 재교섭 추진을 제기하고 부산 소녀상의 철거에 반대하는 등 두드러진 '반일(反日)'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계했다.
NHK는 이날 한국 대선 상황을 보도하면서 문 당선인에 대해 '북한에 융화적, 한일합의는 재교섭'이라는 설명 자막을 달며 북한 안보 문제와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 측의 우려를 소개했다. NHK는 문 당선인을 소개하며 작년 독도 방문 당시의 화면을 반복해서 보여주기도 했다.
교도통신도 "9년만의 정권교체로 한국의 대북한·대일 정책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문 당선인은 한일합의에 대해 재교섭을 표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지통신은 "문 당선인은 보혁·세대 간의 분열, 고용과 빈곤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안정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국민 통합도 이룩해야 한다"며 "당선인의 앞날에 험로가 예상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일본 언론들은 출구조사 결과를 속보로 전하고 이후 개표 상황을 시시각각 소개하는 한편 다양한 분석 기사를 내놓으며 한국의 대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뉴스 특보를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소개한 NHK는 투표 마감 후 당선 확실 소식이 들리는 밤늦게까지 화면 하단에 주요 후보들의 득표 상황을 소개하며 한국 대선 상황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투개표 상황을 소개하고 향후 한일 관계를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냈으며 투표 현장과 각 후보 진영의 표정을 소개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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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