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사드부담 美 공식입장 아냐' 발언 맥매스터 호통"

2017-05-10 00:51

블룸버그 "한국 적정몫 부담시키는 노력 손상시켰다며 전화로 고함·격노"
"트럼프, 설교하는 맥매스터에 환멸·임명 후회…대면기회 줄여"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환멸을 느끼며 그의 기용을 후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복수의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엘리 레이크는 '워싱턴은 맥매스터 장군을 좋아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물러난 마이클 플린에 이어 기용한 맥매스터 보좌관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프로페셔널 군 장교인 맥매스터가 트럼프를 읽는 데 실패했다"며 "맥매스터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종종 설교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맥매스터 보좌관 앞에서 "내 전반적 정책을 과소평가한다"며 불평을 감추지 않았다고도 이 통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한국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해 한국이 10억 달러의 사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자신의 위협은 미국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읽은 후 격노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을 전한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 보좌관과의 전화통화에서 고함을 지르며 한국이 적정 몫을 부담하도록 만드는 노력을 깎아내렸다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며 "사드는 10억 달러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사흘 뒤 맥매스터 보좌관과 김 실장이 전화협의를 통해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튿날 '사드 비용 재협상 가능성' 발언을 다시 내놓아 논란은 재점화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맥매스터 보좌관과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측근들에게 그의 기용이 잘못된 선택이며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앞서 대면보고 브리핑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는가 하면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도 배석시키지 않았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이 통신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도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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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