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남평문씨'…나주 곳곳에 남평문씨 흔적
2017-05-10 00:03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문 당선인의 본관(本貫)인 남평 문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 당선인은 남평문씨(南平文氏) 충선공파 33세손(孫)이다. 남평문씨 시조(始祖)에서 보면 48세손이다.
나주 남평읍에는 서원, 유허비 등 남평문씨의 유래와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사적지가 적지 않다.
문 당선인도 시조의 위패를 모시는 남평 장연서원(長淵書院)을 대선 출정을 앞둔 지난 1월 찾는 등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춰왔다.
2012년 대선 출마선언 직후에도 첫 일정으로 이곳을 찾았고, 당 대표 전당대회 선거에 나서면서도 방문했다.
선거에서 종친 등 혈족을 찾고 그 상징성이 담긴 곳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나주 방문은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함에서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중요 선거를 앞두고 매번 찾았던 장연서원(남평읍 풍림리)은 남평문씨 시조인 무성공(武成公) 문다성(文多省)을 비롯해 문공유, 문극겸, 문유필, 문익점 등 5명의 위패를 모신 서원이다.
풍림리에 있는 연못 장자지(長者池)는 시조 문다성의 탄생 설화가 구전되고 있다.
서원 부근에는 시조가 태어난 바위라는 의미의 문바위(文巖)와 이 바위를 보호하기 위한 문암각(文巖閣)이 자리 잡고 있다.
민속자료 32호로 지정돼 있다.
남평읍에서 차량으로 3분 거리인 드들강(지석강) 강변도로에는 선현의 자취를 기리는 남평문씨 시조 유허비(遺墟碑)가 석굴형(石窟形)으로 만들어져 있다.
나주시 대호동 체육공원에는 남평문씨 성향비(姓鄕碑)도 세워져 있다.
서원은 장연서원 말고도 전남 장흥군 유치면에 문익점과 문위세를 모시는 강성서원, 문익점 등 5명을 배향하는 운산서원이 전남 담양군 대전면에 있다.
남평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에는 조선 인종(1544년)때 문창후가 조성한 방풍림이 조성돼 있다.
수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것으로 수백 년이 된 아름드리 16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산림청 등이 2003년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보성군 미력면 도개리에는 충선공 문익점 부조묘(지방유형문화재 165호)가 있다.
부조묘는 나라에 공이 큰 신하에게 국가가 영원히 제사를 모시도록 배려한 것을 말한다.
이밖에 광주시 북구 청풍동에 균산 문용현 선생을 기리는 균산정이 있으며 광주 남구 사동에는 부모에 대한 효성을 기리는 쌍효문(雙孝門)이 있다.
장연서원 총무이사 문흥식(60)씨는 "문 당선인이 조상으로부터 힘을 얻고자 할 때 들렸던 곳이 이 서원이었다"며 "마음 졸이며 투표 결과를 지켜봤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 남평은 영산강 최대 지류인 지석강을 끼고 있는 호남의 대표적 곡창지대이자 천년 도읍지인 전라도의 중심지였다.
이런 만큼 남평을 본관으로 한 성씨도 문씨 이외에 송씨, 반씨, 조씨, 남씨, 김씨 등 15개에 이른다.
문씨도 남평문씨 말고도 본관이 강릉 문씨 등 7개가 더 있다.
문씨 전체 인구는 45만여 명으로 알려졌다.
남평 문씨 정치인으로 문희상 국회의원, 시인 문태준, 영화배우 문근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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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