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리비아의 난민 학대·인신매매 조사 검토
2017-05-09 23:32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난민 학대와 인신매매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알자지라와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파투 벤수다 ICC 수석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난민과 이주민의 주요 경유지인 리비아 안에서 자행되는 학대 의혹에 관한 범죄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벤수다 검사는 이어 리비아 내 취약한 위치에 있는 수천명의 난민과 이주민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으며 그들은 살인과 성폭행, 고문 등의 범죄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리비아 전역의 구금센터에 갇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CC 검찰은 리비아 내 난민 관련 범죄가 ICC 사법권에 미치는 범위에서 정식으로 조사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벤수다 검사는 전했다.
앞서 국제이주기구(IOM)는 리비아에 머무는 난민과 이주민이 노예시장에서 매매되고 있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확보해 공개했다.
리비아는 최근 몇 년간 지중해를 거쳐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최대 관문으로 꼽히면서 이 나라에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의 난민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들어서도 난민과 이주민 수천명이 지중해를 건너려다 익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했다. 난민 중 일부는 리비아에 도달하기 전 사막을 건너던 중 숨지기도 한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으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서부 트리폴리에 기반을 둔 이슬람계 정부와 동부 투브루크에 있는 군 장성 출신 인사 주축의 비이슬람계 정부로 양분된 이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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