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마크롱 당선에 유로 6개월 최고치·亞 증시 상승

2017-05-08 10:58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광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와 그의 아내 브리짓 트로뉴가 지지자들 앞에서 인사를 전하는 모습.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서 친유럽·친기업 노선을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됐다는 소식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시고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로가 6개월래 최고점까지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의 압승을 예고하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 유로/달러는 전 거래일 대비 0.3% 오른 1.1021달러로 6개월래 최고점을 찍었다.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지근했지만 이미 지난부 마크롱의 당선 기대감이 유로화, 유럽 증시, 유럽 국채 가격 상승에 미리 반영됐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씽크마켓츠의 나임 아슬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이미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어 단기적으로 유로의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로/달러가 1.12~1.1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현재 유로/달러는 1.0965달러에서 거래되며 초반 상승폭을 반납했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증시가 강세 흐름을 이어받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 초반 1.5% 이상 급등했다. 호주 ASX200지수 역시 0.6% 오름세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0.5% 상승 중이다. 미국과 유럽 증시 선물 역시 8일(현지시간) 소폭이나마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위협으로 존폐의 기로에 섰던 유로는 마크롱 당선으로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최근 유럽은 미국을 앞지르는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유로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오랫동안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 12월 말에는 1.03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전략가는 “포퓰리즘이 사라지진 않았어도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6~9개월 동안은 정치보다는 경제 이슈가 유로 흐름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 유로/달러 환율을 1.10달러로 전망했다.

이제 프렉시트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유럽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종전의 경기 부양책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유로의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셀 인베스트먼츠의 알리안 제이투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의 성장률이 견조할 경우 양적완화 규모가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2019년에는 양적완화가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들은 유로/달러 전망을 속속 상향하고 있다. 지난달 1차 선거에서 마크롱이 마린 르펜을 꺾고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는 결과가 나온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올해 말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1.02달러에서 1.08달러로, 도이체뱅크는 0.97달러에서 1.05달러로 각각 올려잡았다.

피델리티의 빈센트 유렐 펀드매니저는 “마크롱은 중도파고 친유럽 개혁가다. 그는 공공 부채를 줄이고 경제 성장을 약속했다. 그의 당선은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를 잠재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2018년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 조기 총선을 발표하고 반유로 후보자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또 다시 유로가 흔들릴 수 있다며 유로 낙관론에 경계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