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락에 베팅' 공매도 잔고 역대 최대

2017-05-08 06:00

사상최고치 돌파하자 조정국면 예상 '공매도'
SK하이닉스>하나금융>LG디스플레이>우리은행順 잔고 많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자 하락장에 투자하는 대차거래 잔고도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 금액 합계는 지난 4일 기준 71조8천38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대차거래 잔고 주수는 24억1천544만주로 사상 최대치인 지난 2일(24억3천94만주)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48조1천31억원이던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3월 60조원을 넘어섰고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1일에는 70조원을 돌파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갚기 때문에 통상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주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자 향후 주가 조정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준비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코스피에서 가장 많은 대차거래 체결이 이뤄진 종목은 두산인프라코어로 3억889만주에 대한 대차거래 계약이 체결돼 이 중 2억5천622만주에 대한 상환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8천804만주로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대차거래가 체결됐다. 대차거래 잔고는 5천882만주, 3조2천87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중공업(7천730만주), 우리은행(6천481만주), 미래에셋대우(5천889만주)도 체결 주식 수가 많았고 잔고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에 이어 하나금융지주(1조3천489억원), LG디스플레이(8천673억원), 우리은행(8천13억원) 순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체결주 수 3천566만주, 잔고 2조7천207억원으로 체결주 수와 잔고 면에서 모두 가장 많았다.

체결주 수로는 파라다이스(2천122만주), 셀루메드(1천825만주), 카카오(1천672만주)가 뒤를 이었고 잔고로는 카카오(6천713억원), 파라다이스(2천160억원), 서울반도체(599억원) 순이었다.

대차거래 잔고 상위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다수 포함돼 있고 이 종목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비중도 높은 만큼 공매도 물량이 나오면 코스피 상승세를 보고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 시행 한 달 동안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컴투스와 삼성SDS 두 종목에 그쳤다.

chomj@yna.co.kr

(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