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현장] “단 10명이 기다려도 가겠다” 지지자 만나려 차 돌린 유승민
2017-05-07 11:41
아주경제 장은영 인턴기자 = “죄송합니다. 일정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몰랐는데...”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6일 오후 9시께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초 유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반포 한강공원에서 유세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바른정당 측은 당일 오후 5시에 반포 한강공원이 아닌 고속터미널과 센트럴 시티로 유세 장소를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관계자는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고속터미널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렸고, 선거 유세원들도 해산했다.
그러나 20~30명가량의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렸다. 이모 씨(28·여)는 “페이스북에서 유 후보 일정을 확인하고 일부러 고속터미널을 찾아왔다”며 “혹시 모르니 조금 더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자리를 떠났던 시민들도 다시 몰려들었다. 유 후보의 고등학교 친구들 10여명도 고속터미널 유세 현장을 찾아 응원했다.
뒤늦게 도착한 유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욕심 내지 않고, 계산기 두드리지 않고 옳은 길 가겠다”며 “선거가 이틀 남았는데 여러분들이 이틀간 대한민국을 뒤집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유 후보는 연단에서 내려와 시민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었고, 9시 40분께 현장을 떠났다.
현장에서 만난 고등학교 1학년인 박진서(17) 군은 “유 후보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춘천에서 혼자 왔다”며 “원래 진보적 성향이지만 유 후보 같은 보수라면 저는 유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온 정모 씨(31)는 “유 후보를 만나기 위해 반포 한강공원 가려다 취소 되서 고속터미널로 왔다”며 “일정에 혼선이 있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유 후보를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