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김세영, 나란히 4강 진출…결승행 문턱서 맞대결 성사

2017-05-07 10:28

[허미정.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허미정(28)과 김세영(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총상금 120만 달러)에서 나란히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선수끼리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허미정은 7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멕시코 골프클럽(파72·6804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16강전과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꺾은 데 이어 8강전에서 세계랭킹 7위 펑산산(중국)을 누르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세영은 16강전에서 찰리 헐(영국), 8강전에서 카린 이셰르(프랑스)를 연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LPGA 투어에서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유일한 대회다. 64명이 출전해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는 허미정과 김세영만 16강에 올랐다.

허미정은 16강전에서 난적 리디아 고를 만나 마지막 홀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1홀 차로 제압했다. 허미정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뒤 리디아 고가 보기를 범한 3번홀(파3)에서 파로 막아 2개 홀을 앞서며 리드를 잡았다. 4번홀(파4)과 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주춤한 허미정은 9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전반을 1홀 차로 앞섰다.

허미정은 후반 12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로 파로 막은 리디아 고의 추격을 허용했으나 승부처였던 13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다시 2개 홀을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리디아 고가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허미정이 마지막 18번홀(파4)을 파로 막으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어진 8강전에서도 허미정은 펑산산(중국)과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인 끝에 1홀 차 역전승을 거뒀다. 허미정과 펑산산은 1번홀부터 12개 홀 연속 파 세이브를 하며 팽팽히 맞섰다. 허미정은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파로 막은 펑산산에 리드를 먼저 내줬으나, 펑산산이 보기를 범한 15번홀(파4)에서 다시 동점을 만든 뒤 17번홀(파5)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허미정은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과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등 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 3년 만에 우승을 위한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김세영도 16강전에서 찰리 헐을 17번홀까지 3홀 차로 꺾은 뒤 8강전에서도 이셰르를 14번홀까지 5개 홀 차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마지막 홀까지 승부를 끌고 가지 않은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김세영도 올해 첫 우승을 노린다. 

허미정은 결승행 문턱에서 김세영과 격돌한다. 김세영은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허미정 언니가 '우리가 모두 이기면 내일 4강전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나도 '그럼 내일 보자'고 답했다"며 "우리가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됐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