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삼척 대형 산불…민가 31채 집어삼켜·2천500명 대피령(종합3보)
2017-05-06 22:53
강릉 주민 300여 명 안전지대로 '대피'…밤새 산불과 사투 중
강릉교도소 재소자 330여명 한 때 분산 이감 계획…불길 잡혀 계획 취소
(강릉·삼척=연합뉴스) 류일형·유형재·이재현 기자 = 6일 강풍 주의보와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강원 강릉과 삼척에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대관령 자락에서 발생한 강릉 산불은 현재 민가 30채를 집어삼켰고, 주민 300여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 중이다.
산불 진화는 날이 어두워져 진화헬기는 모두 철수한 탓에 지상 인력만으로 진화 중이다.
이 때문에 산불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산불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릉 산불은 이날 오후 3시 27분께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불이 나자 진화헬기 5대와 1천170여 명의 인력이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건조경보 속 초속 20m에 이르는 강한 바람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은 어흘리 발화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성산면 위촌리와 관음리 등 민가를 덮쳐 가옥 20채가 화마에 소실됐다.
성산면 위촌리와 관음리, 금산리 등 6개리 주민 300여 명이 성산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이날 오후 7시 8분을 기해 성산면의 2천500여 명에게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밤이 되면서 바람이 잦아들고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실제 대피한 주민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풍을 타고 불길이 확산하면서 동해고속도로 남강릉 나들목∼강릉분기점 구간 양방향과 동해 나들목∼옥계 나들목 강릉 방면은 한때 전면 통제됐다.
동해고속도로 차량 운행은 이날 오후 10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이와 함께 불이 난 산 정상 쪽에는 송전탑이 있어 정전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강릉교도소 인근 울타리까지 불길이 번져 교도소 내에 펌프차 2대를 대기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때 산불이 확산하자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교도소 내 재소자 330명을 기동 3중대 버스 2대에 나눠 태워 영월교도소 등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됐다.
그러나 불길이 일부 잡히면서 이 같은 분산 이감 계획은 취소됐다.
다행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산불은 오후 10시 현재 30㏊의 산림의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강릉 산불 지역에 진화 인력을 배치해 밤샘 진화작업 중이다.
강원도 소방본부도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강릉 산불 현장으로 도내 소방서별 진화장비와 소방인력 집중적으로 투입한 상태다.
밤이 되면서 바람이 다소 잦아들어 산불 확산 속도는 더뎌진 상태다.
◇ 삼척 산불…폐가 1채·7㏊ 소실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삼척시 도계읍 점리에 있는 야산 중턱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 헬기 등 헬기 12대와 900여 명의 진화 인력이 투입됐지만, 초속 14m의 강한 바람과 험한 산세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은 해발 700m 지점 인근 밭에서 처음 발생해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폐가 1채가 전소했다.
오후 10시 현재까지 산림 7㏊가 탄 것으로 알려졌다.
◇ 밤새 산불과 사투…날 밝는 대로 진화헬기 대거 투입
강릉과 삼척 산불은 순간 최대풍속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순식간에 확산했다.
한때 미시령 27.9m/s, 설악산 23.8m/s, 대관령 20.4m/s의 강한 바람이 불어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산림 당국은 강릉과 삼척 등 산불 지역에 진화 인력을 대거 배치, 밤새 산불과의 사투 중이다.
또 날이 밝는 대로 산림청 헬기 등 진화헬기를 대거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동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진화헬기 철수 이후는 지상 소방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잔불 정리 형식으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날이 밝는 대로 진화헬기를 대거 투입해 진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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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