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서울서 유세…'아들특혜·거짓말' 거론하며 文 때리기(종합)

2017-05-05 22:01

'文아들 의혹'으로 청년층 표심 자극…"아들 지명수배해야할 듯"
오전에는 강원 유세로 2박3일 '동부벨트' 공략 마무리

(서울·강릉·속초=연합뉴스) 정아란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투표일을 나흘 앞둔 5일 강원과 서울을 누비며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홍 후보는 이날 늦은 오후부터 서울 영등포역과 신촌유플렉스 앞, 청량리역 등 어린이날 휴일 인파가 몰린 곳을 찾아 합동유세를 벌였다.

이날 홍 후보가 집중적으로 겨눈 것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특혜 의혹이었다.

홍 후보는 영등포 유세에서 "정유라 사건과 다를 바 없다"면서 공분을 자아낸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학사 특혜 의혹과 동일시했다.

신촌유세에서도 "거짓말을 계속하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면서 "(문 후보가) 이제라도 '우리나라 청년들이 취업절벽으로 어려운데 아들 문제는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투표해달라고 읍소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회사원인 자신의 장남을 연단 위에 등장시킨 뒤 "문 후보 아들은 행방불명돼서 지명수배해야 할 것 같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청년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취업 문제로 2030세대의 문 후보를 향한 지지를 흔들겠다는 의도다. 더불어 아들 취업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해 온 문 후보를 '거짓말쟁이' 프레임에 가두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반대로 어려웠던 유년시절과 고학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개천에서 난 용' 이미지를 한껏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젊은층의 표심을 파고들려는 전략이다.

사법고시와 외무고시를 대체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와 국립외교원 제도를 "한국 사회가 희망의 사다리를 걷어치우고 있다"고 비판했고, 사시 존치를 주장하며 양화대교 위에서 농성하던 고시생에게 사시 부활을 약속하며 내려오라고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신촌유세에서 신용불량자 사면을 공약하면서 경상남도지사 퇴임 전 경남은행 감사자리에 은행원 출신 대학 동기를 추천하려고 한 사실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감사는 내가(경남지사가) 추천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여태까지 고생했으니 네가 해라, 해주기로 약속했는데 이 놈이 신용불량자여서 안 됐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은행거래도, 취직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오전에는 강릉, 속초, 인제 등 강원도 곳곳에서 거점 유세를 했다.

3일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경북과 충북을 거쳐 강원도 구석구석을 훑는 2박 3일간의 '동부벨트' 공략 유세를 마무리하는 행보다.

그는 유세마다 한반도 정세 불안을 거론하면서 안보 문제에 민감한 접경지역 민심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했다.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에서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이번 선거는 강릉 시민들이 알다시피 안보 대선"이라면서 "이번에 친북 좌파 정권이 들어오게 되면 북미 관계가 끝장난다"고 경고했다.

곧바로 이어진 속초 관광 수산시장 유세에서도 "이번 선거는 친북 좌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수우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체제 선택 전쟁"이라면서 "속초 시민들이 잘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호소했다.

인제에서는 문 후보의 개성공단 2천만 평 확장 공약을 언급하면서 "북한에 5년간 100억 달러를 줘야 하는데 북한은 그 돈으로 수소폭탄을 만들 것"이라면서 '그런 식으로 퍼주는 정권을 인제 군민과 강원도민이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문 후보를 '친북 좌파'로 몰아붙여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부추기고, 보수 유권자들에게 경각심을 줘 자신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하려는 의도다.

서울 영등포 유세에서는 "북한 어린애를 꽉 쥐고 살 자신이 있다", "트럼프(대통령)를 꽉 잡을 자신이 있다. 시진핑(주석)한테 안 죽을 자신이 있다. 아베 정권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훙 후보는 강원 지역을 돌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과 금강산관광 재개 시 속초·고성 일대의 체류 관광지화 등의 지역 공약도 내놓았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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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