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 목록 단골손님 반려견…"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2017-05-05 06:05
'반려견 행동 분석학' 펴낸 정광일 한국애견행동심리센터장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자녀에게 강아지를 선물할 때 부모가 먼저 (강아지에 대해) 공부한다면 누구라도 문제없이 반려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린이날 자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선물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강아지. 그러나 마냥 보물 같을 줄만 알았던 반려견이 집으로 온 뒤 여러 이유로 가족 간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국내 최초로 연구해 이달 '반려견 행동 분석학' 책을 펴낸 정광일(34) 한국애견행동심리센터장(서정대 애완동물학과 겸임교수)을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있는 센터에서 만났다.
정 소장에게 반려견 분양·입양 팁부터 반려견을 키우는 데 필요한 상식 등을 물었다.
그는 "가장 유능한 훈련사는 반려견의 주인"이라며 강아지를 선물하기 전에 강아지에 대해 부모가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강아지를 처음 만났을 때 보이는 행동이 그 강아지 성격의 힌트가 된다"며 "배를 보이며 누워서 자는 강아지가 아주 명랑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 잘 맞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또 사람이 지나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잘 누워 있는 강아지의 경우 성격이 조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족이 직장생활을 하고 자기만의 스케줄이 있는 가정에 잘 맞다. 반면, 두 발로 서서 낑낑거리는 강아지는 자기 표현력이 뛰어나고 신체접촉을 좋아할 가능성이 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가정 등에 비교적 적합하다.
반려견을 집으로 데려온 이후에는 집 정하기, 사회성 교육, 사회화 훈련 등 3가지를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 소장은 소개했다.
집 안 특정한 장소에서만 밥, 물, 간식 등을 주면서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사회성 교육과 사회성 훈련이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정반대의 개념이다.
정 소장은 "아기가 오감학습을 하는 것처럼 산책 등을 통해 낯선 환경과 사물을 경험해보도록 해주는 것이 사회성 교육이라면, 차와 사람을 조심해야 하는 등 반려견이 반려인과 함께 지내는 데 필요한 것이 사회화 훈련"이라며 "흔히 너무 제멋대로 하게 두거나 반대로 엄하게만 하는데, 두 가지가 모두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2002년 강원도 홍천 소재 육군 탄약부대에서 경계견 훈련병으로 복무하면서 훈련사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견공 훈련에 재능도 보이고 재미를 붙였으나, 어느 날 자신이 개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반려견의 행동 심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왜 짖는지, 왜 사람을 무는지, 왜 대소변을 가리지 않는지 등을 알기 위해 철저히 반려견의 입장이 되어보기로 하고, 케이지에서 생활하며 개밥그릇에 밥을 먹기까지 했다.
정 소장은 "반려견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출장을 가보면 대부분 반려견 나름의 원인이 있는 행동이 대부분"이라며 "반려견의 표현 방식에 대해 이해하는 주인들이 많아져 성숙한 의식의 반려동물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애견행동심리센터에서 수많은 '문제견'들을 거치며 8년간 터득한 노하우를 정리한 책은 이달 12일 나온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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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