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조현식·조현범 형제, 한온시스템 인수 2년…‘성과 가시화’

2017-05-03 16:03
- 매출액, 영업이익 전년 대비 각각 2.6%·7.4% 증가
- 조 사장 형제, 한온시스템 인수 만족

조현식(사진 왼쪽)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와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사진=한국타이어]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한국타이어의 대표적 인수합병(M&A) 건으로 꼽는 한온시스템(전신 한라비스테온공조)이 지난 2015년 6월 인수 이후 약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사장)와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주도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로 비타이어 부문의 새로운 구심점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5조7000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6%와 7.4% 증가했다. 연구개발(R&D) 비용도 지난해 2341억원으로 전년 2209억원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기말배당금을 50원에서 75원으로 높이는 등 주주친화정책도 이어가고 있다.

조현식·현범 사장은 평소 “한온시스템 같은 회사가 나타나면 M&A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하는 등 한국타이어 내부적으로도 한온시스템 인수는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테크노돔 준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 업체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강조하며, 전통적인 제조업보다는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 중심의 사업모델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지난 2015년 6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후 한온시스템의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재직 중이다.

한온시스템은 조 사장 형제가 꿈꾸는 ‘글로벌 톱 티어’ 부품업체 도약에 안성맞춤인 기업이다. 현재는 2대 주주(19.49%)로서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향후 1대 주주가 된다면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축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1대 주주인 한앤컴퍼니(50%)는 사모펀드라서 수익이 난다면 언제든 매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한국타이어는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타이어의 이익잉여금은 2조9500억원으로 1대 주주로 올라서는데 필요한 지분 확보에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품 업체의 인수합병은 규모의 경제 측면도 있지만, 부품사의 사업 범위 확장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타이어도 타이어 하나만으로는 불안해서, 새로운 먹거리로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부품·열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2억 달러의 신규 수주를 했고, 2020년까지 매출 7조원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공조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조부품은 실내 냉난방과 모터, 배터리의 냉각을 담당하며 차의 성능과 주행거리를 크게 좌우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동종 업계의 주주사로서 이해도가 높은 편이지만, 직접적인 시너지는 없다”며 “한온은 친환경차 부문에서 포드 등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