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재협상 압박에 '울고웃는' 상장사
2017-05-03 06:00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상장사들 간 희비도 엇갈린다. 주요 수출주가 타격을 받겠지만 수혜를 누릴 기업도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 및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일부 상장사들의 주가도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폐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
이미 수출 손실액 예상치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재협상 강도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손실액이 적게는 66억 달러, 많게는 1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재협상 전략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것이다. 먼저 미국은 한·미 FTA 체결 후 무역적자가 급속히 늘어난 업종에 고율의 재협상 관세를 적용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관세 조정 시점을 5년 뒤로 미룰 가능성도 예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대표적 수출주인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말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7일과 28일 각각 2.65%와 2.04% 하락했다. 기아차 역시 같은 날 각각 2.51%, 0.43% 빠졌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중장기 성장성은 확보된 상황이지만, 외부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FTA 개정 의사를 밝히자 국내차 판매량 감소 우려로 자동차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한·미 FTA 재협상 수혜주도 있다. 수입육 판매업체인 한일사료가 대표적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개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8일 가격제한 폭까지 치솟으며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