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20% 넘는 고금리 이자 장사 여전

2017-05-03 18:00
HK, OSB, 현대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많아
취급 대출 27.1~27.9% 금리 구간대에 몰려 있어

[자료=저축은행중앙회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대형 저축은행들이 여전히 고금리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자에게도 연 20%를 웃도는 고금리 대출을 내보낸다는 비판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 등 유력한 대권 주자들이 법정 최고 이자율을 기존 27.9%에서 20%로 인하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만큼 향후 이자 장사만으로 배불리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HK, OSB, 현대, OK, 웰컴, SBI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8곳의 금리대별 가계신용대출 취급비중(3월 기준)을 집계한 결과, 대부분이 20~27.9% 구간에 몰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금리 20% 이상이 가장 많은 곳은 OSB저축은행이다. OSB저축은행이 지난 3월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금리 20~27.9% 구간에서 내보낸 대출은 무려 99.18%에 달했다. 사실상 금리 20%를 넘는 대출이 전부인 셈이다.

이어 현대저축은행 94.79%, HK저축은행 89.62%, OK저축은행 85.57%, 웰컴저축은행 83.88% 순으로 고금리 대출이 많았다. JT친애저축은행(57.39%), SBI저축은행(57.75%), 페퍼저축은행(42.0%)은 여타 저축은행에 비해서 고금리 대출 비중이 낮은 편이었다. 

문제는 27.1~27.9% 금리 구간대에 대부분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OSB저축은행의 경우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84.59%가 이 금리 구간대에 몰려 있었다. OK저축은행(66.52%), HK저축은행(59.47%), 웰컴저축은행(56.03%), 현대저축은행( 55.9%) 등도 절반 이상이 이 구간에서 대출이 실행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균 대출금리가 20%를 훌쩍 웃돌고 있다. OSB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3월 기준)는 27.3%로 8곳 중 가장 높았다. 이어 HK저축은행이 26.24%, 현대 25.91%, OK 25.66%, 웰컴 25.34% 순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러한 이자장사를 통해서 저축은행이 지난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3조1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6321억원)나 증가했다.

반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적극 개발한 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금리 20%를 초과하는 대출이 지난해 3월에는 82.29%에 육박했지만 올해 3월에는 57.7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고금리 대출 비중이 24.5%포인트가량 감소했다. 평균 대출금리는 20.75%로 전년 3월 24.08%대비 3.33%포인트가량 낮았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사이다'를 적극 판매해 고금리 구간 대출이 많이 줄었다"면서 "고금리 대출 비중을 점차 줄여 올해 안으로 전체 평균 금리를 20% 밑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금융당국이 자의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지 못하도록 관련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저축은행중앙회 표준규정에 반영키로 발표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고금리 대출에 의존한 이자 장사만 고수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더군다나 유력한 대권 후보들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2금융권 대출 관리 강화와 더불어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를 내세우고 있어 기존 영업 방식에서 탈피하지 않을 시 경영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진단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상위 14개사의 금리 체계 산정의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일부 저축은행들은 원가를 임의 추정하거나 근거 없이 조정금리를 과도하게 적용하는 등 금리산정체계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